반도체에 364조 지원 미국..물값 달라며 공장건설 막는 여주시 [사설]
2022. 8. 1. 00:06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 364조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법을 제정할 정도로 반도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지방자치단체가 물 공급을 볼모로 공장 건설까지 막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 4개를 짓기로 하고 여주에서 용인까지 공업용수 관로를 매설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여주시가 느닷없이 발목을 잡고 나섰다. 반도체 공장을 짓는 SK에 공동주택·산업단지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라고 여주시가 과도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한다. SK가 용인 공장을 미국 텍사스주에 짓는다면 28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반도체 칩과 과학 법'에 따라 투자금액의 25%를 세액공제로 돌려받았을 것이다. 10년간 재산세도 면제받는다. 그 길을 마다하고 한국에 공장을 짓기로 한 탓에 SK는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다.
여주시는 당초 용수 관로가 지나는 마을 주민 합의만 받아오면 허가를 내주겠다고 했으나 6·1 지방선거로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자 입장이 바뀌었다고 한다. SK는 주민들과 수개월간 협의한 끝에 4개 마을의 개발사업 지원, 취약계층 대상 사회공헌사업 실시, 여주대학교 반도체 전공 커리큘럼 지원 등을 골자로 상생협의안까지 만들었으나 헛수고가 됐다. 신임 시장이 이전 약속을 백지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전면 중단한 탓이다. 국가 경제를 볼모로 이득을 보겠다는 이기주의의 극치다.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은 용지 선정 후 공장 가동까지 겨우 1년11개월이 걸렸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도 1년8개월 만에 공장을 가동했다. 그러나 용인 클러스터는 2019년 2월 용지 선정 후 3년 만인 올해 4월에야 겨우 기초 공사에 들어갔다. 이제는 공업용수 문제로 언제 공사가 진척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도 2010년에 용지가 선정됐으나 송전선 인허가 문제로 5년을 끌다 2015년에야 착공해 2017년 완공했다. 늑장 인허가는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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