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제복이 존경받는 나라
6·25 전쟁 교육방법 세미나 개최
"당파 떠나 참전용사들 희생 예우"
그 어떤 행사보다 커다란 울림 줘
“한국전쟁(Korean War)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다른 전쟁과 차별화하고, 가장 잘 기억하게 할 수 있을까.”, “한국전쟁이 한국만의 전쟁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
교사들은 이날 비영리단체 한국전쟁유업재단과 함께 한국전참전기념공원과 미군 유해감식반 활동 등을 담은 216페이지 분량의 초·중·고등학생 교육을 위한 자료집을 발표했다. 미국을 포함해 6·25전쟁에 참전한 22개국 역사·사회 교사들을 교육하기 위한 것으로 ‘명예로운 희생 - 한국전쟁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미국 현지 역사·사회 교사들의 간담회가 있었다. 군과 참전용사를 예우하고 존중하는 미국의 전통에 대해 박 처장이 질문하고 뉴욕과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 등에서 온 교사 6명이 답하는 자리였다.
박 처장은 베트남전쟁에 대한 미국 내 반전 여론 등을 예로 들어가며 정치적 견해에 따라 전쟁을 포함한 역사적 사건에 따른 판단이 엇갈리고, 사회적 갈등이 생기지 않느냐고 물었다.
뉴욕주에서 온 중학교 사회 교사는 “베트남전쟁을 결정한 지도자와 그 전쟁에 참여한 참전용사는 분리해야 한다”면서 “참전용사 개인의 희생에 집중하고, 그의 희생에서 의미를 발굴해 함께 나누고, 참전용사의 명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뉴욕주의 고등학교 역사 교사는 “미국 사회에는 정치적 분열 속에서도 당파를 떠나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 존중하는 큰 전통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전통이 정치적 분열을 아우를 수 있다. 우리는 지속해서 각종 기념일을 기념하고, 기념공원, 기념비, 문화예술 작품 등을 통해 참전용사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명예롭게 할 것인지 노력한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을 벌이는 워싱턴을 대부분의 미국인이 싫어하지만, 워싱턴에 있는 워싱턴기념탑과 링컨기념관 등은 미국 사람 모두가 사랑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특정 역사적 사건에 대한 역사교과서 기술 등을 둘러싸고 논란은 없는지, 논란이 있는 역사적 인물의 동상이나 기념비 등을 두고 사회적 갈등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교사들이 답했다.
교사들은 미국은 주마다 역사교육 교재나 커리큘럼이 모두 다르다면서 다양한 역사교육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고 답했다. 한 교사는 “모든 역사적 인물과 기념비, 동상은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런 역사를 통해 미국은 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물론 없애야 할 동상과 기념관도 있을 수 있다. 기념비를 세우는 것보다 실제 참전용사들의 복지나 처우 개선에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모든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워싱턴에는 한국전참전기념공원 내 4만3000여명의 6·25전쟁 전사자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 준공식을 포함해 참전용사를 기리고 한·미동맹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열렸다. 역사·사회 교사들의 세미나와 간담회는 큰 행사들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들의 6·25전쟁 교육방법에 대한 고민과 참전용사를 존경하고 예우하는 전통에 대한 논의는 그 어떤 행사 못지않게 울림이 컸다.
박영준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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