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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유로 흥행’에 들썩이는 유럽
국내리그는 지소연 합류에도 잠잠
18일 보은 상무 상대 리그 데뷔전
“사인 얼마든지” 팬 서비스 예고
8년간 영국 우먼스 슈퍼리그(WSL) 최강팀 첼시FC위민에서 ‘푸른 심장’으로 뛴 지소연(31·수원FC)은 이제 ‘WK리거’로서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다. ‘월드스타’지만 여전히 승리와 도전에 목말라 있다.
지소연은 일본에서 열린 2022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마치고 지난 27일 귀국한 뒤 제21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바로 경남 창녕으로 이동했다.
‘월드 스타’ 지소연이 떴는데도 창녕은 잠잠하다. 지소연의 소식조차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열악하고 인지도가 낮은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을 방증한다.
지소연은 “지금 유럽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유로 2022를 하고 있는데 난리가 났다. 이제 거기는 다른 세상”이라며 “영국 WSL과 한국 WK리그의 인지도 차이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서 느끼니 더 많은 생각이 든다. 이제 WK리그 일원이 됐으니 여자축구 발전에 기여를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15세였던 2006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0년 일본 WE리그 고베 아이낙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2014년부터 영국 WSL 첼시FC위민에서 8년간 뛰었다. 세계적인 선수지만 국내 여자 실업축구리그인 WK리그에는 올해 첫발을 들인 ‘신입생’이다. 지소연은 “2010년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해 세계 무대를 경험하고 와서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국에서 8년 반을 뛰었다. 내가 할 수 있었다는 건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증거다. 내가 ‘산증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지소연은 인생의 반 이상을 국가대표로 뛰었다. 지소연이 거친 대표팀 감독만 해도 6명이다. 한국 여자 축구에 대한 책임감이 매우 크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은 1승1무1패로 4팀 중 3위를 차지했다. 첫 경기였던 한·일전에서 지소연이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동점골을 넣었지만, 일본의 추가골이 터지며 한국은 1-2로 졌다. 지소연은 경기 뒤 수훈선수로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어두운 얼굴로 “우리 선수들은 너무 착하다. 일본보다 이기려는 의지가 약했다”고 말했다.
“마이크 앞에 서기조차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한 지소연은 “내 골이 어떻게 들어가든, 가장 중요한 건 경기 결과였다”고 말했다. ‘착하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 밖에서도 굉장히 착한데, 그걸 경기장 안까지 끌고 들어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강한 팀을 상대할 땐 더 명확하고 강하게 괴롭히려는 자세를 갖춰야 하는데, 우리는 피하기만 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놔뒀다. 그래서 계속 당하기만 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지소연은 더 멀리 본다. “동아시안컵은 2023 월드컵을 보고 준비하는 거다. 큰 결심을 하고 한국에 들어온 만큼 내년 월드컵을 잘해보고 싶다”며 “오래 뛰고는 싶지만 나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려올 마음의 준비도 조금씩은 하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지소연은 WK리그 데뷔전은 18일 보은 상무전에서 치를 예정이다. 그는 “내가 영국에서 뛰는 모습을 실제로 많이 못 보셨을 텐데 이제는 시간이 되시면 많이 경기장에 찾아와서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바람을 전했다. 이제 국내에서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뛰기로 한 ‘월드스타’ 지소연은 “사인해드리고 함께 사진 찍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라며 가까운 곳에서 마음껏 팬 서비스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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