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에너지 뿜는 번개, 피해 막으려면[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2022. 7. 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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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토르,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카츄의 공통점은 바로 번개다. 하늘의 신을 의미하는 제우스는 아스트라페라고 불리는 번개를 쏴 거인들을 공격하고, 뇌신(雷神)으로 잘 알려진 토르도 영화에서 묘사한 것처럼 번개의 힘으로 적들을 물리친다. 피카츄 역시 다른 포켓몬과의 시합에서 항상 번개를 사용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곤 한다. 이처럼 번개는 힘, 즉 엄청난 에너지로 표현된다.

발생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던 고대 사회에서 번개는 하늘의 뜻이자 신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발명가로도 유명했던 벤저민 프랭클린이 1752년 수행한 연줄 실험을 통해 번개는 전기로 이뤄졌다는 점이 밝혀졌다. 즉, 충전의 반대 과정인 방전, 즉 양(+)전하와 음(-)전하의 균형이 깨진 대전 상태에서 전기를 방출하는 현상인 것이다.

번개구름이라 불리는 뇌운(雷雲)은 전하의 균형이 깨져 양전하와 음전하가 분리된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먹구름 속에서 물방울과 얼음들이 부딪치며 마찰을 일으켜 한쪽이 전자를 빼앗기고 적란운의 위쪽은 양전하, 아래쪽은 음전하를 띠면서 형성된다.

이러한 뇌운이 방전하는 현상을 ‘뇌방전’이라고 한다. 전압 차이에 의해서 구름과 구름, 또는 구름과 대기·대지 사이에서 발생한다. 번개의 약 80%가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발생하는 ‘운간 방전’이다. 하지만 뇌운 하부의 전하와 대지에 유도된 전하 간의 전압 차이로 발생해 번개가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현상도 종종 나타난다. 바로 ‘벼락’ 혹은 ‘낙뢰’이다.

번개의 순간적인 온도는 태양 표면 온도의 4배가 넘는 2만7000도에 달한다. 전압은 수억V(볼트) 이상, 전류는 수만A(암페어)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순간적으로 큰 에너지를 내기 때문에 낙뢰로 인한 피해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인도의 경우에는 50년 동안 낙뢰로 인한 사망자가 10만명이 넘었는데, 이는 동일 기간에 자연재해로 인한 총 사망자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많은 수치다.

여름철이 되면 낙뢰를 피하는 방법 등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전기연구원을 방문하는 언론매체가 종종 있다. 전기연구원에서는 몇 년 전부터 고전압 실험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일수록, 그리고 우산이나 낚싯대 등 뾰족한 물체를 들고 있을수록 낙뢰에 맞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벌판과 같이 탁 트인 야외에 있을 때 우뚝 솟아 있는 키 큰 나무는 낙뢰를 맞을 확률이 높으므로 그 밑으로 대피해서는 안 되며, 낮은 장소를 찾아 가능한 자세를 낮추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실내에 있을 때는 건물에 떨어진 낙뢰가 회선 등을 통해 흘러들어올 수 있으므로 전기장치나 금속 물체와는 떨어지는 것이 좋다. 아무쪼록 크고 작은 낙뢰 피해 없이 안전한 여름나기를 소망해 본다.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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