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첫 서양식 건물' 전주 전동성당 돌아왔다
호남지역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지어진 전북 전주 전동성당이 보수를 마치고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전주시는 국가 사적인 전주 전동성당의 원형 보존을 위한 보수정비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31일 밝혔다. 지은 지 100년이 넘어선 전동성당은 외부 벽돌 표면에서 박리현상과 함께 풍화작용이 진행되면서 손상이 심해 보수정비가 요구돼 왔다. 전주시는 2019년 보수 설계를 거쳐 2020년 6월부터 10억원을 투입해 보수에 착수했다. 전동성당의 종탑과 첨탑을 중심으로 고벽돌 4000여장을 교체하고, 줄눈·창호 등을 보수했다. 또 미관 향상을 위한 표면세척도 이뤄졌다.
전동성당은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혼합한 건물로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중앙 종탑과 양쪽 계단에 비잔틴 양식의 뾰족한 돔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성당 내부의 석조 기둥에도 비잔틴 양식이 녹아 있으며, 한국의 교회 건축물 중 곡선미가 가장 아름답고 웅장해 전주시민과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여행객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전동성당이 건립된 것은 1914년이다. 조선시대 천주교도의 순교터가 이곳이다. 조선시대 전주는 전라감영이 있었기에 천주교회사에서 전동은 자연히 순교지의 하나가 됐다. 정조 15년(1791)에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순조 원년(1801)에 호남 첫 사도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윤지헌(프란치스코) 등이 이곳에서 박해를 받고 처형됐다. 김유산, 이우집 등도 교수형을 당했다. 이들을 기리고자 고종 28년(1891) 프랑스 보두네 신부가 부지를 매입하고 1908년 성당 건립에 착수해 1914년에 완공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그간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보수공사로 인해 전동성당을 제대로 관람할 수 없었는데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찾아왔다”면서 “옛 모습을 되찾은 전동성당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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