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단일화 빨리해야", 강훈식 "접점부터 찾아야"

박상기 기자 2022. 7. 3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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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97그룹 당대표 후보들 단일화 시기·방식 시각차
朴 "姜의원과 만남서 공감대 확인" 당원투표 전에 '단일화 결론' 의지
姜 "본선서 나를 제대로 알릴 것" 속도 조절 필요하다는 입장 밝혀
야권 "이재명 캠프 출신 姜의원 '反明 연대' 주장하기는 힘들 것"
이재명 앞에 두고… 박용진·강훈식의 악수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왼쪽) 의원과 강훈식(오른쪽) 의원이 지난 29일 국회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고 있다. 박 의원과 강 의원, 이재명(가운데) 의원은 지난 28일 치러진 예비 경선을 통과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 경선(컷오프)을 통과한 박용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이 지난 30일 저녁을 같이한 뒤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에 속한 두 후보의 단일화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유일한 ‘흥행 포인트’로 꼽힌다. 하지만 하루 만인 31일 박 의원은 “단일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한 데 반해, 강 의원은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국민이 97세대에 바라는 게 아니라고 본다”고 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한 기자 간담회에서 “(강 의원과 만남에서) 최대 성과는 단일화 의지를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며 “단일화 반드시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단일화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서도 “어떤 방식이든 당심과 민심이 반영된다면 좀 불리하더라도 다 수용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오는 3일부터 대구·경북과 강원 지역에서 당원 투표가 시작되는 만큼 그 이전에 단일화 결론을 내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단일화 시기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미래 연대와 비전 경쟁에 집중할 때”라며 “미래 연대와 비전에서 접점을 못 찾는다면 단일화하는 게 맞느냐 안 맞느냐, 그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강 의원은 “예비 경선이 97그룹 단일화 이슈에 몰입해서 끝났기 때문에 본선에서 강훈식을 제대로 알린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도 했다. 무조건적인 단일화에 선을 긋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박용진 후보와 강훈식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 각자 소감을 말하고 있다./2022.07.28 이덕훈 기자

후보 단일화에 대한 두 후보의 온도 차는 기본적으로 이재명 의원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생긴 것이다. 박 의원은 예비 경선 전부터 ‘반명(反明) 연대’를 강하게 주장했지만, 강 의원은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캠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 의원은 아무래도 박 의원처럼 반명 후보 단일화를 강하게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도 박 의원은 이재명 의원에 대해 “선거를 두 번이나 졌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했지만, 강 의원은 직접적 비판은 하지 않으면서 “민주당에 이 의원이 없으면 안 되지만, 이 의원만으로도 나아갈 수 없다”고만 했다.

단일화 성사 시기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조기 깜짝 단일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박 의원은 이미 지난 대선 경선에 후보로 나서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지만, 강 의원은 주로 당직만 맡아와서 당 밖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박 의원이야 오늘 당장 단일화하고 싶겠지만 강 의원 입장에선 최대한 선거를 통해 이름과 가치를 알리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다 해도,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재명 의원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더 많다. 예비 경선 전 나온 각종 여론조사는 박 의원과 강 의원 지지율을 합해도 이 의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날 “단일화는 ‘어대명’이라고 하는 불안한 결말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씻고, 민주당이 다시 이기는 정당으로 갈 수 있겠구나, 그런 기대를 모을 수 있는 기폭제”라며 “그 기폭제가 작동하면 대폭발이 벌어진다.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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