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천연가스 무기화에 가격 폭등.. "韓, 장기계약 80%.. 수급은 문제없어"

김동준 2022. 7. 31. 19: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면서 우리나라까지 후폭풍이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러시아의 유럽행 공급량 축소가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어든 유럽은 미국을 대체 공급선으로 택했다.

문제는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의 천연가스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가스프롬 본사 건물 로고. <연합뉴스>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면서 우리나라까지 후폭풍이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체 공급선을 찾아나선 유럽이 전 세계 물량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가 송유관을 잠궜다는 소식 등과 맞물려 불과 한 달 사이에 30% 가까이 치솟은 상황이다.

31일 런던ICE거래소의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은 최근 메가와트시(MWh)당 190.915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7월 초 150유로 언저리였던 것을 고려하면 약 27% 급등한 가격이다. 주중 최고가(205.225유로)로 따지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점인 227.201유로에 근접해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천연가스 가격 역시 월초와 비교해 50%가량 뛴 MMBTU당 8.23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러시아의 유럽행 공급량 축소가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는 장비 점검을 빌미로 지난 11일부터 열흘간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의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끊었다가, 지금은 약 20% 수준에서만 공급을 재개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소비를 15%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올 겨울 에너지 위기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어든 유럽은 미국을 대체 공급선으로 택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기존 미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이 호주, 카타르 등에 이어 3위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1위로 올라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 상반기 미국의 LNG 수출량(112억입방피트)이 작년 하반기보다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는데, 수출분의 70%는 유럽으로 갔다. 문제는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의 천연가스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각국 LNG 수급 여건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경기가 둔화한 중국이 수요를 다시 회복하면 아시아의 LNG 확보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 몇몇 국가는 LNG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유럽 수요에 밀려 7월에도 LNG 구매입찰을 매듭짓지 못한 상태다.일단 우리나라는 당장 천연가스 수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LNG 장기도입계약 비중은 약 80%다. 다만 동절기(10월~이듬해 3월)부터는 LNG 수요가 늘 수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수급차질은 아직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시장 모니터링과 유관기관 협조체계 구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