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보다 1.5배 큰 중고차시장 잡아라"..현대차그룹·롯데·SK '격돌'
선진국 중고차 시장, 최대 2.9배 더 커.."국내도 시장 잠재력 커"
'정보 비대칭성 해소' 쓰루·외연 확장 집중 케이카.."경쟁 치열"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기아(000270)가 계열사인 기아 렌터카를 활용하면서 파격적인 ‘무료 한 달 시승’을 선보이는 건 신차보다 큰 중고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다. 여기에 대기업인 롯데와 SK도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새 플레이어도 속속 등장하는 등 중고차 시장에 격변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 이어 롯데·SK도 잇단 진출 선언
기아가 단기 렌터카 형태로 한 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그 비용까지 떠안기로 한 건 초기 시장 선점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실제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과 비교해 1.5배가량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미국(신차 대비 2.4배), 영국(2.9배), 독일(1.9배)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다시 말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는 의미다.
성장하는 시장을 잡기 위해 기아는 기아 렌터카를 활용해 사업 영역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기아는 현재 운영 중인 구독 프로그램 기아 플렉스(KIA Flex)도 중고차사업과 결합한다. 기아 플렉스를 운영하는 주체는 기아 렌터카인데 3년간 누적 이용자 수가 1700명에 불과할 정도로 입지가 좁은 상태다. 기아는 구독 프로그램 확장을 위해 내년 5월부터 구독 계약이 만료돼 반납된 차량을 리컨디셔닝센터에 입고해 상품화과정을 거친 후 구독서비스에 재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플렉스가 제공하는 구독차량 범위가 신차에서 중고차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롯데와 SK와 같은 대기업도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다. 롯데렌터카는 올 하반기 기업대고객(B2C) 중고차 시장 사업을 공식 론칭할 계획이다. 롯데렌터카는 현재 렌터 계약이 만료한 매물을 기업대기업(B2B) 형태로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여기에 상품화를 거친 뒤 인증중고차를 직접 고객에게 판매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렌터카는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인 ‘롯데오토옥션’을 보유하고 있다. 양질의 매물 확보가 가장 중요한 중고차 시장에서 롯데렌터카는 경매장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 전략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고차 시장에 철수했던 SK그룹도 SK렌터카를 통해 4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2013년 중고차 시장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영향력 확대에 제한을 받자 2017년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중고차 시장이 개방된 만큼 SK그룹도 롯데와 마찬가지로 SK렌터카를 활용해 계약이 만료한 렌터카를 인증중고차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개방 이후 첫 새 플레이어 ‘쓰루’…케이카도 경쟁력 강화에 여념
중고차 매입 전문 업체 헤이딜러를 운영하는 피알앤디컴퍼니는 최근 중고차 구매 서비스 ‘THRU’(쓰루)를 론칭했다. 헤이딜러가 중고차 매물을 매입하는 것에서 그쳤다면, 쓰루는 매입해온 물량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서비스다.‘쓰루’는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정보 비대칭’ 해소에 집중했다.
쓰루는 기술진단 과정과 결과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면 ‘정보 비대칭성’ 해소에 힘을 줬다. 예컨대 드라이빙 테스트하는 모습이나 정비사들이 점검하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직접 보여주는 식이다. 또 복잡한 리포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점검 항목들을 직관적으로 구현해놔 정보 접근성을 더욱 쉽게 했다.
기존에 중고차 시장을 선도해온 케이카는 점포 확장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 차별화를 하겠단 전략이다. 케이카는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케이카의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구매하면 결제부터 출고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다. 실제 지난해 내차사기 홈서비스 매출은 7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1% 늘었다. 전국적인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는 중고차 매물을 보관할 오프라인 지점은 필수다. 이를 위해 올해 6개의 오프라인 지점과 1개의 중고차 경매장을 추가해 외연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현재 신차에 1.5배나 달하는 중고차 시장의 크기는 더 커질 전망”이라며 “시장 장악을 위해서는 초기 선점이 중요한 만큼 각 업체는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운 사업전략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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