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李의 입' 연일 논란.. '어대명' 흔들기 안팎서 맹공 [민주 당권 레이스]
"저소득층 국힘 지지" 비난 빗발 속
법카 의혹 참고인 사망 관련해선
"무당의 나라돼서 무관한 일 엮어"
與 "대한민국 폄훼해.. 참담" 반박
野 당권주자들도 "반성하라" 협공
박용진·강훈식 단일화 방향성 합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3파전으로 정리된 가운데 ‘원톱’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당 안팎의 맹공이 이어지고 있다.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무당의 나라” 등 이 후보 발언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후보는 “취지와 맥락을 무시한 왜곡”이라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자리를 두고 이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이 같은 논란을 적극 활용하며 견제에 나섰다. 박 후보는 31일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된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심각한 인식의 차이를 넘어선 노선의 차이”라며 “남 탓하는 노선으로는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 수 없다.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언론 탓을 하며 언론의 변화와 혁신을 촉구할 텐데, 결국은 민주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지 왜 남 탓을 하나”라고 꼬집었다.
강 후보도 이 후보 발언을 ‘데자뷔’라고 지칭하며 비판했다. 강 후보는 SNS에서 “지난 대선 기간에도 우리 선거캠프 인사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지지자의 대부분이 저학력 빈곤층이라고 했다가 SNS 글을 지우고 사과한 적이 있었다”면서 “우리에게서도 문득문득 등장하는 이분법의 정치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SNS에 지난 대선에서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유권자 10명 중 6명이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고 “안타깝지만 실제 현실은 이렇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보를 왜곡·조작하는 일부 언론의 책임이 크다. 지금도 제 발언 앞뒤를 자르고 왜곡해 공격한다”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29일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던 중 “고학력·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 지지자가 더 많다”며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참고인이 숨진 사건을 둘러싼 발언 논란도 일었다. 이 후보는 전날 강원 강릉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에게 엮지 않나”라며 “그게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나. 저는 염력도 없고 주술도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당은 “대한민국을 무당의 나라로 폄훼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연속적인 죽음에 대해 해명하라는 권성동 대표의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무리하게 무속신앙과 연결했다”며 “제1야당 유력 당 대표 후보 수준이 이처럼 천박하고 상스럽다는 것에 참담하기까지 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 측은 “국민의힘은 죽음마저 정쟁 도구로 쓰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맞받아쳤다. 이 후보 측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이재명 의원을 공격하기 위해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마저 정쟁 도구로 활용하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단일화에 대한 두 후보 간 온도 차는 선명하다. 박 후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지만 강 후보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은 미래연대와 비전 경쟁에 집중할 때”라며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국민이 97세대에게 바라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최종 단일화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단일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며 “다만 후보들의 의지가 아닌 당내 세력 등 외부 변수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어 아직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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