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특급호텔 경쟁 '불 붙었다'
내국인 속속 제주행..국제유가,고환율 등 영향
해외 회복세 비롯 엔데믹 추이 등 변수 산재
코로나19 팬데믹 전환에 맞물려 특급호텔들의 경합 구도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2년 새 특급호텔만 4곳이 더 제주에 들어섰습니다.
종전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내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제주를 찾은데 이어, 팬데믹 이후 보다 안전하고 또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소비패턴이 확산되고 고급 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 종식 땐 내국인 호캉스 수요가 해외로 유출될 우려 역시 높아지는 상황이라 고객 유인을 위한 차별화된 마케팅과 대안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8월 성수기 기대"..특급호텔 ‘빈 방’ 없어
제주 지역 특급 호텔 예약률은 지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일상회복 분위기에 따라 신혼여행과 함께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를 합쳐 일컫는 말) 관광 수요가 계속 이어지면서 여름 성수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습니다.
8월 들어서도 광복절 연휴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관광업계 관측이기도 합니다.
제주 지역 한 호텔 관계자는 "7월, 객실 등급 상관없이 대부분 90% 이상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예약이 찼다. 스위트급 등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객실도 예약이 몰려 반 방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8월 역시 광복절 연휴까지는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2년 새 특급호텔 2배 늘어
이같은 수요 급증세는 고스란히 공급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특급호텔이 최근 2년 새 두 배로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제주도내 특급호텔은 호텔신라 제주, 롯데호텔제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제주신화월드 4곳 정도였는데 여기에 GS리테일, 신세계그룹, 롯데관광개발, JW메리어트그룹이 가세하며 8개가 됐습니다.
지난 7월 22일 GS리테일이 중문단지에 파르나스호텔 제주를 개장하고 손님맞이에 나섰습니다.
또 JW메리어트그룹은 하반기 JW 제주 리조트&스파를 개장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2020년과 2021년 롯데관광개발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신세계그룹이 그랜드조선 제주를 개장하고 고객 유치 경쟁을 서두르고 나선 상황입니다.
'왜 제주?'
이같은 특급호텔들의 진출은, 코로나 19 시국에도 이어진 국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코로나 19에 당장 업황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국내 수요와 더불어 외국인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국제노선 회복에 따라 최근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봉쇄 조치이긴 하나 핵심시장인 중국을 비롯 일본 등 해외시장이 곧 풀린다면 손익 분기점은 곧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에서 코로나 19가 첫 발생한 지 2년 만에, 6월 싱가포르와 태국 등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습니다. 이들은 면세점과 호텔 등을 방문했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 관광객까지 복귀하면 매출은 크게 늘어날 것이란게 업계 전망입니다.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 '온다'가 국내 숙박 산업 동향을 분석한 올해 1분기 온다 숙박업 지표(OSI)에 따르면 국내 숙박업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87% 증가했고, 특히 지역별로 제주가 177%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업종별 거래에선 호캉스가 보편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그래프를 그린 호텔 업종이 140% 성장한게 특징으로 꼽혔습니다.
"하반기 분기점 맞을 것"
관광업계에선 늦어도 하반기, 수요 회복 분기점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특급호텔만 해도 두 배수로 늘어난 상황에서 서로가 수요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인데다 연말쯤 대략적인 규모와 경쟁력 우위가 드러나면, 어느정도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개장한 파르나스호텔 제주의 경우 객실이 307실, 여기에 JW 메리어트 제주는 스파와 더불어 198실을 갖췄습니다.
객실로만 500실 정도가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제주드림타워 역시 지난해 11월 타워2가 개장하면서 종전 운영 객실이 750실에서 1600실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 사실상 내국인 유치시장은 일찌감치 경합 구도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력난 해소 '숙제'..경쟁력 제고 과제
호텔은 생겨나는데, 인력 충원은 ‘진행형’입니다.
앞서 코로나19 여파로 이탈했던 인력을 계속 충원하는 중이지만, 기존 인력 복귀는 더딥니다.
신규 호텔들로 빠지는 수요까지 늘면서 기존 호텔들의 입지는 열악해지는 상황까지 맞고 있습니다.
여타 관광업종이 그렇듯 숙련된 경력자 확보를 우선하지만, 이·전직 수요가 많아 인력 확보 역시 수월하지 않습니다.
제주도내 한 호텔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관광객이 늘면서 객실 지원과 예약 등 서포트 인력이 가장 시급한데, 한 자릿수 채용도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수시 채용을 통해 필요 인력 확보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발(發) 고용 충격이 워낙 커 신규나 경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대외 변수에 워낙 민감한 대면업종으로서 서비스업의 불안한 고용 여건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게 가장 타격이 컸다"며 "호텔업이 다른 자유업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많이 떨어져,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복지나 급여 등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하려 한다"고 현 상황을 전했습니다.
대내·외 변수 산재
현 엔데믹 상황은 기회이자 위기로 꼽힙니다.
국제선 재개로, 외국인 시장이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라지만 코로나 재확산에 재차 하늘길이 닫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LCC 등은 중국·일본노선이 주력으로, 이 지역이 빗장을 천천히 풀고 있어 정상화 속도가 관건이지만 시기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제대로 하늘길이 열린다고 해서 현재보다 상황이 나아지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내국인 수요가 해외로 빠지면, 국내·외 인바운드(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여행) 입장에선 고스란히 타격을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끝간 데 없는 물가 상승세도 마찬가집니다.
고환율 등에 따른 항공권 가격 폭등으로 기껏 국내로 발길을 돌렸더니, 제주행 역시 급등한 관광 비용 부담으로 결국 휴가를 포기했다는 경우까지 생겨났을 정돕니다.
항공권을 비롯해 숙박시설, 단체여행비, 레저 비용, 외식비 등 서비스물가가 급상승해 생겨난 ‘베케플레이션’이 제주와 합쳐진 ‘제주플레이션’에, 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휴포족' 등 양산이 대표적입니다.
때문에 이같은 대내·외 변수와 관광시장 변화에 유의하고, 앞으로 상황과 대안 고민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19에 상당수 특급호텔들이 수혜를 입었고, 기대감을 갖고 있는건 맞다. 해외 관광객들의 '귀환'까지 기대했지만 적잖은 변수들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라며 "개인화·고급화 수요, 그리고 해외시장 회복에 따라 수요 유출 가능성 역시 커진만큼, 이에 대한 대안들을 찾고 가격 경쟁력을 비롯해 여러 대책 고민 역시 병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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