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 수익 보장"..美 코인 대출업체 몰락한 사연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25~2.50%까지 끌어올리면서, 연 20%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고금리 코인 시대가 끝났다는 진단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알케시 샤 뱅크오브아메리카 가상화폐·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8개월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총 3조달러(약 3920조원) 상당의 유동성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까지 도입되고 있어 분산금융(DeFi) 수익률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는 현금을 은행에 예치해도 수익률이 낮아 상당수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특히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 등은 20%에 달하는 연 수익률을 보장해 코인을 담보로 재투자하는 이들이 많았다.
셀시어스·디지털보이저와 같은 가상화폐 담보 대출 업체들은 연 2~9%의 이자를 받고 담보가액의 20~90%를 대출했다. 코인 가격만 고정되면 대출을 받더라도 최소 연 10%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였다. 낮은 금리→코인 매수→담보 대출→코인 추가 매수→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대출 업체인 셀시어스마저 추가 수익을 얻고자 연 20% 금리를 보장하는 테라USD 대출 플랫폼인 앵커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대출 시스템이 전적으로 코인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에 의존했던 것이다. 또 분산금융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돼 개인 신용등급 확인 없이 가상화폐를 담보로 대출했던 것도 사태를 키웠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월터 텅 펀드스트랫 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의 유동성은 코인 가격에서 파생됐다"면서 "코인 값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자 낙폭이 커져 작년 11월 이후 70%나 급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동성 경색이 가상화폐 수익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여기에 더해 무책임한 소수의 핵심 행위자들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닉 바티아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은행처럼 가상화폐도 도미노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적절한 담보가 없는 신용이 확장되면 어떻게 실패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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