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환자, 안압약 거르면 안돼요 [생활속 건강 톡 '메디神']

2022. 7. 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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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을까요?"

녹내장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녹내장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평생에 걸쳐 꾸준히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운동이나 금연, 식습관 개선 등으로 녹내장을 생활 속에서 스스로 관리하고자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모든 종류의 녹내장에 있어 명확하게 치료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안압을 낮추는 것' 한 가지뿐이다.

녹내장 치료에서 안압을 낮추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약물 치료다. 일부 경구 복용 제제가 있지만 부작용 등으로 인해 아주 제한된 경우에만 사용하고 일반적으로는 안약 형태로 점안한다. 약제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에 1~2회 빈도로 규칙적으로 점안하는데, 두 가지 이상의 안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안약 사용의 가장 큰 장점은 효과가 안정적이고 안전하다는 점이다. 약제마다 일부 부작용이나 사용 금기 사항이 있지만, 대부분 안약 사용으로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 약제 중단 또는 변경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따라서 녹내장 환자 대부분은 안약을 점안하며 안압을 관리하고 있다.

안압을 낮추는 두 번째 방법은 레이저 치료다. 다양한 레이저 치료법 중 대표적인 것이 폐쇄각 녹내장에서 사용하는 레이저 홍채절개술이다. 그 외에도 개방각 녹내장에서 사용하는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 그리고 방수 생성을 억제시켜주는 섬모체 광응고술 등이 있다. 레이저마다 적응증과 효과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상황에 맞는 적합한 레이저를 선택해 시행한다.

마지막은 수술적 치료다. 약물 혹은 레이저로도 충분히 안압을 낮추지 못하거나, 부작용 등으로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수술적 방법을 통해 안압을 낮춘다. 약물이나 레이저에 비해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마지막 방법으로 사용한다. '방수'라고 하는 우리 눈 속의 물을 눈 밖으로 배출시켜 안압을 낮추는 방식인데, 대표적으로 결막 아래 공간으로 방수를 배출시키는 섬유주 절제술과 특수한 방수유출장치를 삽입하는 아메드밸브 삽입술 등이 시행된다. 최근에는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최소침습녹내장수술(Microinvasive Glaucoma Surgery·MIGS)이라는 새로운 수술 기법도 개발됐다.

녹내장 수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녹내장 자체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안압을 낮추어 주는 수술이라는 점, 그리고 수술을 통해 시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 마지막으로 다른 수술과 마찬가지로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과 수술 실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제한에도 불구하고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고 녹내장 진행이 빠를 때는 반드시 수술을 통해서만 녹내장이 잘 관리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녹내장 환자들이 생활 속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은 없을까? 한마디로 대답하면, 눈도 우리 몸의 일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좋은 습관들이 눈에도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당연히 금연은 필수고, 지나친 음주 역시 녹내장에 좋지 않다. 반대로 주 3회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과 녹색 채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은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 3잔 이하의 커피는 녹내장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몸을 거꾸로 하는 동작이나 힘을 많이 쓰는 운동 등은 안압을 일시적으로 올릴 수 있지만, 안압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실제 임상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녹내장 환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단 한 가지의 생활 습관을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규칙적인 안약 점안일 것이다.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아주 많은 환자가 안압 약을 꾸준히 넣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만성질환으로 지속적인 안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약도 100% 넣지 않으면서 생활 습관만 개선하려고 한다면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는 것이다. 매일 규칙적으로 안약을 사용하는 것.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간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성공적인 녹내장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이다.

[배형원 연세의대 안과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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