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운명의 8월'..'대여 맹공 모드' 고삐 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 공세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인사 실패와 국민의힘 내홍 사태 등으로 국정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 하락세가 커지자 집중 공략에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추진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가세하며 적극적으로 민심 회복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민주당으로선 경찰국 신설 등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 8·15 특별사면, 차기 당 대표가 유력시되는 이재명 의원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일정 등 중요한 현안들이 줄줄이 예고된 터다. 민주당의 하반기 운명을 가를 8월을 맞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나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내 일각에선 민생을 챙기는 신중한 행보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여당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는 연일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주말인 31일에도 민주당은 대여 공세 여론전에 집중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 내홍 사태와 관련해 “경제와 민생이 위기인데 집권여당의 수습 능력이 거의 바닥을 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어느 정당이나 예기치 않은 위기가 올 수 있고 혼란이 발생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수습의 방향이나 주체, 시기 등”이라며 “그런 것들이 예측 가능하게 눈에 띄어야 하는데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 위원장은 갈등이 커지고 있는 정부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설치와 관련해서도 거듭 경고했다. 그는 국회의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추진에 대해 “원론적으로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저는 박근혜 탄핵을 원내에서 완성한 경험이 있다. 저는 말로만 ‘뻥’을 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만5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탁상행정”이라며 철회를 강력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득구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정책은 30년 전부터 추진했지만, 이미 실패한 것으로 결론난 정책이다. 윤 대통령과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없이 탁상행정으로 졸속 추진하려 한다”며 “입학연령 하향은 수도권 신도시 과밀학급 상황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하는 막중한 사안임과 동시에 또다른 불공정과 역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사회적 협의과정이나 합의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100년 대계인 교육을 대통령 발언 하나로 독단적으로 추진해도 되는 건가”라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방안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교육당국의 마스터플랜이 있나? 5년 안에 완성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대여 공세는 오는 8월을 맞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가 커지는 틈새를 집중 공략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권이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자중지란을 보이는 점을 짚고 야당으로서 우리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각 상임위별로 국민의힘과 대치하고 있는 사안들에서 먼저 공격적인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국 신설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걸려 있는 행정안전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탈북 어민 북송 사건으로 맞붙고 있는 국방위, 검찰 수사권 조정 후속 입법 등이 논의될 법제사법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 등이 있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8·15 특별사면 단행,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민주당의 전국 순회 전당대회 일정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민주당으로선 8월 한 달 동안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한 치 앞을 모르는 8월 정국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여 공세를 강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민생에 집중하며 신중한 행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중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20%대로 주저앉았지만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6%로 같다. 무당층 23%는 여전히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포퓰리즘이 아닌 민생·신중 행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과해” “손가락질 말라” 고성·삿대질 난무한 대통령실 국정감사 [국회풍경]
- 수능 격려 도중 실신한 신경호 강원교육감…교육청·전교조 원인 놓고 공방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이러다 다 죽어요” 외치는 이정재···예고편으로 엿본 ‘오겜’ 시즌2
- [단독]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일었던 양평고속도로 용역 업체도 관급 공사 수주↑
- 유승민 “윤 대통령 부부, 국민 앞에 나와 잘못 참회하고 사과해야”
- “부끄럽고 참담” “또 녹취 튼다 한다”···‘대통령 육성’ 공개에 위기감 고조되는 여당
- 김용민 “임기 단축 개헌하면 내년 5월 끝···탄핵보다 더 빨라”
- [한국갤럽]윤 대통령, 역대 최저 19% 지지율…TK선 18% ‘지지층 붕괴’
- 민주당, 대통령 관저 ‘호화 스크린골프장’ 설치 의혹 제기… 경호처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