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위대 재차 국회의사당 난입..125명 부상, 의회일정 중단

박은하 기자 2022. 7. 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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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파 총리 지명 두고 갈등
이라크 전쟁 이후 최장 정치 공백
이라크의 반이란 성향 시아파 지도자 모하메드 알 사드르의 지지자들이 30일(현지시간) 국회를 공격해 본부를 점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의 반이란 성향 시아파 정치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지지자들이 또 다시 국회의사당을 습격해 125명이 다쳤다. 이들이 국회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하면서 이라크의 정치적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알자지라는 30일(현지시간) 알 사드르 지지자 수천명이 수도 바그다다의 국회의사당을 습격해 최고 민간인 100명과 보안군 2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알 사드르의 지지자들은 지난 27일에도 국회를 습격했다.

알 사드르 지지자들의 시위 규모와 충돌 강도는 며칠 사이 더욱 커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기절 수류탄 등을 쏘며 대응했지만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선을 무너뜨리고 의사당을 점거했다. 국회는 당분간 모든 일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알 사드르의 지지자들이 국회 본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점거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시위대가 최고 사법위원회 본부까지 습격하고 싶어했지만 알 사드르가 만류했다고 전했다.

시위는 친이란파 총리 지명을 둘러싼 갈등에서 촉발됐다. 반이란 민족주의 성향 알 사드르가 이끄는 ‘사이룬 정파’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의회 최대 세력이 됐지만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사이룬 정파는 친이란 세력을 배제하는 ‘개혁 연정’을 추진하다가 실패하자 지난달 의원 전원(73명)이 사퇴했다. 이후 의회를 장악한 친이란 시아파 정당 연합이 모하메드 알 수다니 전 노동사회부 장관을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하자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알 수다니가 부패 혐의에 연루된 누리 알 말리크 전 총리의 꼭두각시라고 보고 있다. 이번에 알 사드르의 사진과 국기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나온 한 시위 참가자는 “부패 없는 정부를 원한다. 이것은 국민의 요구”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반면 알 사드르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종자들을 시위에 동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알 사드르는 2016년 하이데르 알 아바디 총리 집권 시기에도 자신의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하도록 명령했다.

친이란파와 반이란파의 대결로 이라크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가장 긴 정치적 공백상태에 빠져있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유엔은 추가적인 불안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모든 정파의 이라크 지도자들이 조금씩 양보해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무스타파 알 카디미 총리는 시위대에게 폭력 자제를 촉구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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