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주년, '관악스러움'을 세계로 확장시켜 나갈 것"

한겨레 2022. 7. 3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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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앤] 관악문화재단을 이끄는 4명
팀장-김관동(예술진흥팀), 진훈정(도서관플러스팀),
김용태(축제지원팀), 양지원(생활문화팀)
지난 13일 관악문화재단을 이끌어가는 4명의 팀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왼쪽부터 김관동 예술진흥팀장, 진훈정 도서관플러스팀장, 김용태 축제지원팀장, 양지원 생활문화팀장.

관악문화재단은 오는 8월 개관 3주년을 맞이한다. 출범 뒤 1기의 과제는 지역성을 탐색하고 발굴하는 시기였다. 지역 위인인 ‘강감찬’을 조명하여 강감찬 축제를 개최하고, ‘관희씨(관악예술 희망 씨앗)를 찾습니다’로 지역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했다. ‘별빛내린천’이라고도 불리는 도림천 변에 복합문화공간 ‘관천로 문화플랫폼 S1472’를 열어 지역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였다.

지역 위인 ‘강감찬’ 조명하고 축제 개최
어린이 대상 문화콘텐츠도 제작·확산
청년 많은 구, 지역예술가 활동 등 지원
복합문화공간, 지역민 문화 접근성 높여
스트릿댄스 축제 뜨거워…600팀 참여
출범 뒤 1기는 지역성 탐색·발굴 시기
대표이사 리더십과 네트워킹이 큰 힘
기존 틀에 얽매지 않는 ‘지속 창작’ 도전

지역성을 나타내는 사업에는 ‘강감찬 축제’가 대표적이다. 낙성대, 생가터, 장군봉, 은천(강감찬 아명)동, 인헌(강감찬 시호)동 등 강감찬과 관련한 지역이 다수인 것에서 착안했다. 김용태 축제지원팀장은 ‘강감찬 장군은 3대 구국영웅이지만 을지문덕, 이순신 장군에 비해 저평가되었다’며 축제가 ‘지역의 역사성을 살리고, 장군과 고려의 자주성·진취성 가치를 확산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은 비대면으로 진행했으나, 오는 10월에는 전승 기념 퍼레이드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참가팀을 모집 중이다. 강감찬 축제는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예비문화관광축제 목록에 서울시 축제 2개 중 1개로 등록됐다.

2019년에 진행한 ‘강감찬 축제 전승행렬’.

어린이 대상으로도 강감찬 관련해 여러 문화콘텐츠가 제작됐다. 강감찬 장군과 고려 역사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고려어벤져스>는 관내 초등학교뿐 아니라, 나주교육지원청과의 업무협약으로 나주시 관할 초등학교에서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관악문화재단 상주 작가로 활동하는 정명섭 작가는 강감찬을 소재로 책을 집필했다. <소년 강감찬과 호랑이 대소동>을 발간했으며, 는 올해 출간 예정이다. 낙성대 설화와 귀주대첩 이야기를 담은 웹툰 ‘별을 품은 아이’도 20만 뷰를 달성했다. 또한 어린이들이 지역문화를 이해하고 강감찬 장군의 뛰어난 지혜와 용맹을 배우고 직접 체험하는 ‘리틀강감찬’도 8월4일 발대식을 한다.

도서관플러스팀에서는 ‘동네방네 문화골목’ 사업으로 주민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 채용한 ‘도서관 시민관장’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독서모임, 책문화 행사 등을 시민과 함께 발전시킬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한다. 이를 통해 많은 독립책방과의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표 창작 뮤지컬 <푸푸>. 지구온난화로 기후 난민이 된 남극 펭귄 ‘푸푸’ 이야기를 담았다.

공연전시 사업과 창작지원 사업을 맡은 예술진흥팀은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여 관악의 콘텐츠를 전파하는 데 앞장선다. 재단 출범 3년 만에 <고향의 봄> <푸푸> <자작나무숲의 초록바람> 등 3편의 뮤지컬을 제작했고 올해도 2편의 공연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대표 창작 뮤지컬인 <푸푸>는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온라인 공연으로도 열렸다. 지구온난화로 기후 난민이 된 남극 펭귄 ‘푸푸’ 이야기를 통해 살펴보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기후변화 이야기다.

관악구의 특성은 ‘청년’의 도시라는 점이다. 청년 인구 비중이 전체 거주자의 40% 이상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재단이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조영태 교수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관악구는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선명한 ‘UFO형 인구피라미드’를 보인다. UFO형 인구피라미드는 청년층인 가운데가 볼록한 인구피라미드다. 이에 맞춰 재단은 청년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엠제트(MZ)세대의 관심사인 아트테크라는 트렌드를 반영해 온라인 아트페어인 ‘G-아트페어’를 열어 조회수 2만이라는 호응을 얻었다.

관악구의 대표 축제인 ‘스트릿 댄스 페스티벌’의 원형으로, 2020년 진행된 ‘스트로인관악’ 현장 사진.

청소년, 청년의 큰 관심을 받은 행사로 ‘GIG(그루브 인 관악) 스트릿댄스 페스티벌’를 빼놓을 수 없다. <스트릿우먼파이터>로 스트릿댄스가 이슈화되기 전 댄서 립제이 등 역량 있는 참가자가 무대에 선 행사이다. 김용태 팀장은 ‘GIG야말로 전국,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키워드’라며 관악 문화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에도 예선에만 600여 명이 참가했으며, 7월16·17일 축제 기간에는 댄스배틀, 버스킹, 플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스트릿댄스의 역사 전시는 문화플랫폼 S1472에서 8월 말까지 지속된다.

신림역 일대 및 도림천과 연결된 S1472는 접근성이 좋아 지역주민이 다양한 공연을 가까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성북·마포 다음으로 예술가 수가 많은 관악구에서 활동하는 지역예술가에게 무대를 제공한다. 양지원 생활문화팀장은 “8살 미만의 어린이들은 좋은 공연장에 갈 수 없기에, 국내 최정상의 연주자를 지역주민에게 소개하는 S1472가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한 ‘하우스콘서트’에선 서울시향과 대전시향 등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를 초청했다.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에게 악기와 곡에 대한 해설까지 덧붙인 클래식 연주를 제공해 주민의 높은 만족과 호응을 얻었다.

‘관악아트홀’은 20년 만에 리모델링을 진행해 9월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김관동 예술진흥팀장은 “새롭게 선보일 아트홀은 주민과 예술가가 주인공이 되어 항상 머물 수 있는 커뮤니티 아트센터이자, 초청 공연 중심이 아닌 공연전문제작 중극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예술로 놀자’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놀이형 예술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어린이 라운지’에 기대가 크다. 재개관 이전에는 <오픈스테이지 인 관악>으로 찾아가는 버스킹 공연을 진행하고자 한다. 지난해에 첫선을 보인 이 공연은 오는 8월6일부터 관악구 소재 공원에서 버스킹 음악 공연을 개최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힘은 어디서 올까? 먼저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도전하고 창작할 것을 독려하는 차민태 대표이사의 리더십이다. 지난 3월 ‘대한민국 창조경영 2022’에서 리더십 경영 부문을 수상한 차 대표는 문화재단을 소개하는 인터뷰 자리에서도 팀장 4인을 앞세웠다. 다른 하나는 ‘네트워킹’이다. 진훈정 도서관플러스팀장은 재단이 설립되며 20년 된 도서관 조직이 문화예술 사업을 하는 과제를 맡았을 때, “타부서와의 협업이나 주민들의 네트워킹을 활용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내부에선 ‘도서관플러스축제지원팀’이라 부를 정도로 팀장 간, 직원 간 연대가 끈끈하다.

지난 3년이 초석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2기부터는 대표의 리더십과 강화된 직원의 역량,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을 넘어 ‘관악스러움’을 전국과 세계로 확장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이를 위해 기존의 틀에 제한되지 않고 지속적인 창작에 도전할 계획이다.

유진아 객원기자 jina6382@naver.com, 사진 관악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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