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왕세자, 빈 라덴 가족에 16억 받았다"..또 기부금 논란

김자아 기자 2022. 7. 3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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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지난 5월10일(현지시각) 96세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행으로 런던 의회에 나와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가 카타르 왕족의 유력 정치인에게 현금 가방을 받아 논란을 빚은 데 이어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가족으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30일(현지시각)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왕세자는 2013년 10월30일 자신의 거처인 런던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빈 라덴의 이복형제 바크르 빈 라덴(76)을 만나 100만 파운드(약 15억8000만원)의 기부금을 받기로 합의했다. 이는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된 지 2년 만에 이뤄진 회동이었다.

당시 찰스 왕세자의 측근 다수는 이 같은 합의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빈 라덴의 이복형제들로부터 나온 이 돈이 1979년 설립된 찰스 왕세자의 자선기금인 ‘웨일스 왕세자 자선기금’(PWFC)에 기탁됐다.

측근 중 1명은 빈 라덴 형제에게 기부를 받았다는 소식이 언론에 새 나갈 경우 국가적 공분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다른 측근과 왕실 관계자들도 찰스 왕세자의 이름이 역대 최악의 테러리스트와 같은 문장에 등장하면 찰스 왕세자는 물론 PWFC의 평판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며 돈을 돌려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찰스 왕세자는 빈 라덴 형제가 반환 이유를 의심할까 걱정하면서 돈을 돌려주기 곤혹스러워 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클래런스 하우스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빈 라덴 형제가 왕실 자선기금에 기부금을 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찰스 왕세자가 이를 중개했다는 것과 이 자금을 개인적으로 수락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클래런스 하우스 대변인은 “(기부금) 수용 결정은 전적으로 PWFC 이사들의 면밀한 검토 끝에 내려진 것으로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을 통한 실사를 거쳤다”며 “이를 다르게 암시하려는 모든 해석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에도 찰스 왕세자가 과거 카타르 왕족의 유력 정치인에게 300만유로(약 40억9755만원)를 현금으로 받았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당시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찰스 왕세자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사니 전 카타르 총리로부터 이 돈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찰스 왕세자는 왕실에서 기부를 받을 때 수표로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따르지 않고 현금다발로 채워진 돈 가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돈은 왕세자의 자선 펀드에 입금됐으며 현금 수수와 관련해 불법 소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왕세자가 외국의 유력 정치인에게 석연치 않은 현금 다발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왕세자에 대한 평가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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