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이재명만으로 안돼..'정치공학적' 단일화는 NO"
당대표에 도전하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충남 아산을)이 31일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국민들이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에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명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조를 경계하고 박용진 민주당 의원(재선·서울 강북을)과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나 비전 및 가치 연대 없는 맹목적 단일화는 선을 긋는 취지다.
그러면서 "누가 당대표가 됐을 때 국민들이 민주당이 변화했다고 하시겠나"라고 말했다. 40대 후보로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다양한 당내 유력 인사들이 협력하는 '새 판'을 짜겠다고 강조하면서다.
강훈식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컷오프(예비경선) 통과를 감사드린다. 본선에선 당원과 국민들께 강훈식을 제대로 알린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1973년생의 강 의원은 이달 28일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이재명 의원(초선·인천 계양을), 박용진 의원과 함께 컷오프를 통과했다. 97세대로 꼽히는 강병원(재선·서울 은평을)·박주민(재선·서울 은평갑) 의원과 86세대 김민석 의원(3선·서울 영등포을) 등을 제치며 본선행 티켓을 잡았다.
강 의원은 전날 박 의원과 회동에서 "(단일화와 관련)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고 시기와 방식은 더 논의하기로 했다"며 "지금은 미래 연대와 비전 경쟁에 더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일화를 왜 하나, 국민들께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재명·박용진·강훈식이 말하는 민주당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신다. 그런 것들이 충분히 얘기돼야 하고 접점이 만들어지면 (논의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새로움 대 낡음', '미래 대 현재'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민주당을 위한 '게임체인저'가 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누가 당대표가 될 때 계파와 진영, 인물 갈등을 덮고 통합으로 이끌까, 누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과 미래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까"라며 "비수도권 후보이자 40대인 제가 기본과 상식으로 돌아가서 신뢰를 만들고 민생과 개혁의 양날로 쓸모 있는 정당을 만들어서 국민 앞에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40대 후보로서 자신의 강점을 호소하는 동시에 '어대명' 분위기 속 친명(친 이재명 의원) 대 반명 구도를 전환하는 시도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이 없으면 안 되지만 이 의원만으로도 안된다"며 "여러 대선 주자들이 함께 수권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을 향한 견제구도 날렸다. 강 의원은 이 의원 발언 중 '저학력·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는 대목과 관련 "보수당의 성공 방정식은 과거 남과 북, 동과 서 가르기였다. 지난 대선에선 남녀와 세대 갈라서 성공했다"며 "우리 민주당도 혹시 선악을 구분하는 이분적 인식 있는 것 아닌지"라고 말했다. 이어 "있다면 반성해야 한다. 그런 인식을 극복해야 미래가 있다"며 "가짜 뉴스와 싸워야하나 언론을 탓하는 것은 이런 관점에서 잘못된 습성"이라고 했다.
'대안 정당'으로 민주당의 역할도 강조했다. 강 의원은 1970년대 '40대 기수론'과 이들의 대정부 투쟁을 언급하며 "아무 거리낌 없이 (정부·여당과) 싸울 수 있는 당대표 후보가 저"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지난 선거를 통해 국민들은 기권이라는 선택지를 확인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 만으로 야당을 이끈다고 국민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대안 정당, 국회 제 1당으로 국민들께 쓸모있음을 보여줄 때 선택받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 내홍에 대한 질문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지도부"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누가 선장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나서서 수습하는 사람을 확인한 적이 없다"며 "과연 여당이 맞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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