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우리 軍, 유럽에서 가장 유능.. 서방 지킬 것"
김태훈 2022. 7. 31. 13:29
무기 지원은 '자선' 아닌 '안보 투자'란 점 강조
"러시아 물리치고 유럽 안보·안정 헌신하겠다"
'이제는 나토가 우크라軍 필요로 할 것' 시각도
"러시아 물리치고 유럽 안보·안정 헌신하겠다"
'이제는 나토가 우크라軍 필요로 할 것' 시각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자선(charity)이 아니고 투자(investment)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이 우크라이나군(軍)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발상의 전환을 주문해 눈길을 끈다.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중화기 등을 제공하는 행위가 단기적으로는 ‘부담’일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자국 안보를 지키는 ‘최선의 길’이란 논리다. 러시아군의 사기가 뚝 떨어지고 무기 재고도 바닥을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내 러시아군에 맹렬한 반격을 퍼붓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최근 이 매체에 기고한 ‘푸틴을 멈춰 세워라’(Putin Must Be Stopped)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거뒀고 또 현재 거두고 있는 성과에 주목해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자선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쿨레바 장관은 “그것은 장기간 지속될 유럽 안보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군대는 이번 충돌을 겪으며 유럽 대륙에서 가장 유능한 군사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실 올해 2월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전을 개시했을 당시만 해도 ‘사흘도 못 버티고 무너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국외 피신을 권유했을 정도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버텨냈고 수도 키이우로 진격하던 러시아 육군 기갑부대는 큰 타격을 입은 채 동쪽으로 퇴각했다. 지난 4월 키이우를 전격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21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군사적 업적을 이뤘다”고 극찬했다.
물론 미국의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가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러시아군에 맞선 우크라이나 장병들의 가공할 정신력과 발군의 전투력이 없었다면 벌써 5개월 넘게 이어지는 저항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일각에선 그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러시아와 분쟁에 휘말리는 게 두려워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거부해왔으나, 이제는 역설적으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서방 국가 대부분은 21세기 들어 제대로 된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 정도가 이라크,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활동을 펼친 것이 전부다. 이번에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군사력으로 평가되는 러시아를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거의 대등한 싸움을 하는 것을 똑똑히 지켜봤다. 군대를 강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은 바로 실전 경험인데, 현 시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숱한 전투로 단련된 막강한 군대임이 틀림없다.
이를 감안한 듯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의 침략을 격퇴한 뒤 우크라이나 군대는 유럽의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어떠한 권위주의 체제의 침탈 시도로부터도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했다. 최강의 군대임이 판명난 우크라이나군이 유럽의 안전을 책임진다니,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는 동유럽 및 북유럽 국가들 입장에선 귀가 솔깃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동부 돈바스 지역에 살고 있는 자국민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촉구했다. 이는 조만간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 공세가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우크라이나군 선봉에는 ‘불 뿜는 괴물’ 하이마스가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거세지는 반면 러시아군은 피로가 극에 달한 모습이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날 영국 국방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의 전투력이 바닥나고 절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낡은 작전, 장비 부족, 전술적 결함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태”라고 평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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