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율 20%대 추락에 조선일보 "희한한 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80여일 만 20%대 추락
조선 "국민 어디에 기대나" 한국 "독단적 정치 원인"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 20%대로 추락했다. 취임 후 80여일 만이다. 조선일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30일 아침신문이 지지율 하락 및 당 내홍 사태를 1면에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소식을 5면에 전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8%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2%, 그 외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 32%에 비해 4%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60%에서 2%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부분의 30일 아침신문은 해당소식을 1면에 전하며 '국정동력 상실'을 우려했다. 중앙SUNDAY는 1면 '윤 대통령 지지율 28% 집권 여당은 내홍 격화'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여당의 내홍이 겹치면서 여권 전체에 위기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며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경고음을 울린 수치라는 게 여권의 공통된 평가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당 내홍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사이의 갈등도 암시됐다. 동아일보는 1면 '지지율 30% 무너진 날, 與 '비대위 전환' 격랑'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전날 '고생했다'는 뜻으로 권 원내대표와 나눈 환담이 재신임을 한 듯 보도되자 상당히 불쾌해했다”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각종 논란으로 자숙해야 할 때 권 원내대표 측이 언론플레이를 하는 듯한 모습에 실망감이 컸다는 얘기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1면 '취임 두달새 28%…그래도 “일희일비 안 한다”는 대통령실'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달여 만에 20%대로 떨어졌다.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지지율까지 떨어진 것이다”며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는 대통령실 입장을 전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1면에 지지율 및 당 내홍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대신 공공기관 구조 조정, 중위소득 인상, 초등학생 입학 연령, 반려동물과의 여행 등의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1면 '공공기관 예산 10% 깎고, 정원 3만명 줄인다'에서 “박근혜 정부(2013~2016년) 때 520조원에서 499조원으로 줄어든 공공기관 부채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작년 말 사상 최대(583조원)로 치솟았다”며 “文정부 5년간 11만명 늘고 빚 84조 증가, 방만경영 대수술”이라는 소제목을 전했다.
조선 “희한한 일, 국민은 어디에 기대나” 한국 “독단적 정치 원인”
언론이 꼽는 지지율 추락의 원인은 제각기 달랐다. 동아일보는 '지인 챙기기', 한국일보는 '독단적 정치' 등을 꼽았다. 조선일보는 '희한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국정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조선일보는 30일 사설 '대선 승리 넉 달 만에 정권 위기 자초, 국정은 어찌되나'에서 “대선 승리 넉 달, 취임 석 달이 채 안 됐는데 지지율 30%대가 무너졌다. 희한한 일이다. 국정 실패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겸허하지 않은 태도로 왜 싸우는지도 모를 싸움을 계속하면서 자멸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포함해 집권당이라는 사람들이 속 좁은 감정과 정치 이득에 집착하다 대선 승리 넉 달 만에 정권 위기라는 희대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며 “고금리, 고물가 속에서 국정 책임 세력이 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하니 국민은 어디에 기대야 하나”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지인 챙기기 등으로 인한 '신뢰 상실'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사설 '尹 '신뢰의 위기'… 이젠 정말 변해야 한다'에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불과 80일 만에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한 것은 심각한 민심의 경고음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각종 인사의 '지인 챙기기' 논란과 김건희 여사 관련 잡음, 윤핵관 등 여권 내 권력 갈등으로 중도층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그래도 기대를 갖고 관망하던 지지층마저 끝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며 “윤 대통령의 여당 내 권력투쟁 개입 논란을 부른 '내부 총질' 문자 사태는 그간의 당무 불개입 입장과는 다른 속내를 들킨 것이어서 대통령의 말에 대한 신뢰 문제까지 낳았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의 '독단적 태도'를 언급하며 경찰국 신설을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경제 위기에 정책적으로 실력을 못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독단적 정치 또한 심각하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국정 방향과 정치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사정 정국이나 언론 장악으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오판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경찰국 신설은 이제라도 시행을 유보하고 경찰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전 정부 탓으로 책임을 모면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무리한 사정은 국민 피로감만 높일 것이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30일 사설 '20%대 지지율에 당은 내홍, 윤 대통령 국정 대전환 외 답 없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두달여 만에 21%로 폭락한 바 있지만, 그때는 '광우병' 논란이라는 특정 이슈가 걸려 있었다. 지금은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정권 전반의 행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민심 이반 상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며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자신의 인식부터 국정 기조까지 근본에서 성찰하고 대전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유선전화 RDD 10% 포함)한 표본을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한 것으로 응답률은 11.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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