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이어 조수진도 최고위원 사퇴..비대위 전환 속도(종합)

"여권 3축 동반 쇄신 필요..윤핵관 실질적 2선으로 물러나라"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도 3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이로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총체적인 복합 위기"라며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제 역량이 부족했다"면서 "민생과 국민통합, 당의 미래와 혁신을 위한 헌신과 열정은 계속하겠다. 고맙다"고 덧붙였다.

조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30일) 한 분(배현진 최고위원)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서 저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것"이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전원 사퇴에 대한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이마저도 이견이 있으면 안 되겠다"며 '비대위로 가려면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금요일날 충분히 저는 여러분에게 논의를 드렸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 개진을 구했고 설득도 했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오늘까지 몇분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2개월 여 만에 집권 여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당 비대위 출범 조건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당헌·당규는 당대표 궐위와 최고위 기능상실을 비대위 출범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사고'로 규정돼 당대표 궐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문제는 최고위 기능상실이다. 배현진·조수진 최고위원 사퇴로 9명의 최고위원 중 4명(이준석·김재원·배현진·조수진)이 부재하면서 최고위 의결정족수인 '과반'이 무너질 경우 기능상실로 봐야하느냐를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현 상황에서 2명이 추가로 사퇴할 경우 기능이 상실할 것이란 주장이 있는 반면, 의결정족수와 관계없이 최고위 개의가 가능한 만큼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기능이 상실한 것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윤영석 최고위원의 사퇴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사퇴 가능성도 나오는데, 이 경우 남은 7명 가운데 4명(배현진·조수진·윤영석·성일종)이 사퇴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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