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찰에서 전범 위패? 당국은 이례적 신속 대응

박준우 기자 2022. 7. 31. 08: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을 점령한 뒤 중국군 잔당을 수색한다는 이유로 시내에서 최대 30만 명의 포로와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했고 대규모 성폭행을 자행하는 '난징대학살'을 저질렀다.

중일전쟁 발발 및 난징대학살 85주년을 맞는 올해, 이들의 이름으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처 : 바이두 캡처

대학살 전범들 위패가 난징에? 中 네티즌들 ‘분노’

중국 당국 재발방지 노력 등 이례적 빠른 대응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을 점령한 뒤 중국군 잔당을 수색한다는 이유로 시내에서 최대 30만 명의 포로와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했고 대규모 성폭행을 자행하는 ‘난징대학살’을 저질렀다. 그 해 11월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무카이 도시아키(向井敏明)소위와 노다 쓰요시(野田毅) 소위가 누가 먼저 일본도로 100명의 머리를 베는지 승부를 겨뤘다는 내용을 대서특필하며 두 사람이 연장전까지 치러가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고 전했다. 그 외에 1940년 일본 월간지 황군(皇兵)에는 이보다 더한 ‘300인 베기’에 도전했다는 다나카 군키치(田中軍吉) 대위의 일화가 게재됐는데, 이들은 모두 일본 패전 후 중국으로 송환돼 처형됐다. 보도 속에서 자신들의 전과를 자랑했던 이들은 군사재판에서 자신들의 행위를 모두 ‘허위’라며 부정하기 바빴다. 난징대학살은 중국인들의 아픈 손가락이자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수모와 치욕의 순간으로 아직까지 기억되고 있다. 중국 난징의 난징대학살 희생자 기념관은 ‘前事不忘 後事之師(전사불망후사지사·과거의 잘못을 잊지 않는 것은 후일의 스승이다)’란 글귀를 크게 적어놓고 이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적었던 이 구절은 과거를 교훈 삼아 같은 불행을 되풀이하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로 자주 인용된다.

중일전쟁 발발 및 난징대학살 85주년을 맞는 올해, 이들의 이름으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21일 중국 SNS인 웨이보(微博)에서 한 이용자가 난징에 있는 사찰 셴장쓰(玄장寺) 지장전에 당시 일본군 총지휘관이었던 마쓰이 이와네(松井石根), 학살의 실질적 수행자 다니 히사오(谷壽夫)와 함께 노다, 다나카 등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에서 "이게 왜 진짜인가, 뜯어내라" "정말 사실이냐"라며 믿기 힘든 사실이 발생한 데 대해 분노를 드러내며 당국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조사에 나선 난징시 민족종교사무국은 그날 저녁 "지난 2월에 발생했던 사건으로 현재는 해당 사찰이 자체 작업을 거쳐 해당 위패를 치웠다"며 "앞으로도 해당 절에 대해 교정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향후에도 민족감정에 상처를 주는 행위를 끝까지 조사하겠다"며 진상 조사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중국 당국이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한 대응을 하는 것은 과거사 문제에서만큼은 양보 없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의 일제 전쟁범죄에 대한 감정은 적어도 같은 부분에 느끼는 한국인들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반중·반한 감정이 극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양국 간에는 여전히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양국 관계는 향후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아 조금은 반갑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