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경기 회복에 살아나는 'K-조선' 위상..인력난에 발목 잡히나

이정현 기자 2022. 7.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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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선박 발주를 싹쓸이하면서 'K-조선'의 위상을 회복하는가 했지만, 심각한 인력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곪을 대로 곪은 조선업계의 고질적 사내하청 문제가 근본 원인인데,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조선산업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 조선업계가 겪는 심각한 인력난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조선업계 근로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인 열악한 임금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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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빅3', 이미 올해 수주 목표 85% 이상 달성..호황 계속
생산직 인력난은 심화..2014년 13만명서 지난 5월 기준 4.8만명으로 급감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규모인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이 동시에 건조 되고 그 중 2척이 진수됐다고 22일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1도크는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세계 최대 규모로 길이 530미터, 폭 131미터에 달한다. 1도크는 길이 330미터, 폭 60미터에 달하는 VLCC급 선박 4척(2척 전선, 2척 반선)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 20일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건조중인 VLCC 4척 중 2척이 진수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2019.4.22/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선박 발주를 싹쓸이하면서 'K-조선'의 위상을 회복하는가 했지만, 심각한 인력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곪을 대로 곪은 조선업계의 고질적 사내하청 문제가 근본 원인인데,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조선산업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 5개사의 누계 수주 규모는 282억3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이달에도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5일 LNG선 2척을 2억475만달러에 수주한 것을 포함, 공시한 수주 규모만 41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7월 기록한 34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국내 조선 '빅3'로 불리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이미 올해 수주 목표치인 351억4000만달러의 85%이상을 달성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연간 수주 목표로 세웠던 174억4000만 달러의 101.9%를 수주하면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70% 이상 수주하면서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경제동향(2022년 7월호) 보고서를 봐도 조선업은 회복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 보고서를 보면 조선업 생산 증감률은 전년동월대비 지난 3월에는 5.9%, 4월 11.6%, 5월 12.7%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출하 증감률도 전년동월대비 3월 7.3%, 4월 13.1%, 5월 14.3%로 늘었다. 지난 4~5월 국내 조선 수주가 증가한 영항이다.

향후 업황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2024년부터 전세계 선박건조량(Output)이 건조능력(capacity)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6년의 건조량은 2010년 수준의 83%, 2034년의 건조량은 2010년의 9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앞으로 10년간 한국 조선업계가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51일째 파업을 이어 온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와 협력업체 측의 협상이 진통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하청노조측의 요구안 중 임금인상과 고용승계는 접점을 찾았지만 손해배상 청구 문제는 합의하지 못하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2022.7.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문제는 국내 조선업계가 겪는 심각한 인력난이다. 일거리는 늘겠지만, 일 할 사람을 찾지 못해 호기를 놓쳐버릴 처지다. 당장 급박해진 정부가 외국인근로자를 늘리겠다는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업계 심각한 인력난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4년 13만명(사내협력사 기준)대에 육박했던 국내 조선업 생산직 근로자 수는 지난 5월 기준 4만8303명까지 급감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에 많은 인력이 빠져나간 뒤 돌아오지 않은데다 새로 진입하려는 사람도 없는 영향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조선업계 근로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인 열악한 임금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생산직 근로자의 대다수는 사내협력사, 즉 사내하청 근로자로 정규직과 임금·처우 면에서 차별을 받는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파업사태도 이런 근본적인 차별 구조에서 비롯됐다.

특히 현재 조선업의 저임금·고위험 노동환경으로는 인력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현재 조선업계에 팽배한 다단계식 원하청 관계를 재정립하고, 하청 근로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법 구조도 제도적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원철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영 정규직 노동자 임금은 단체교섭, 사내하청노동자 임금은 하도급 공사금액의 범위에서 개별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며 "단체교섭이나 노사협의를 통해 사내협력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주체로 참여하거나 노사협의를 실체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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