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출발' 후반기 국회, 곳곳 충돌..행안·과방, 시작부터 대치
경찰국 설치·공영방송 지배구조 등 기싸움..국방위·법사위도 '지뢰밭'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정윤주 기자 = 53일간 '개점휴업' 했던 국회가 어렵사리 원 구성을 마치고 후반기 국회 문을 열었지만, 여야는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시작부터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특히 원 구성 협상에서부터 여야가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던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의사일정 협의부터 삐걱거리는 등 여야간 기싸움이 본격화하며 일찌감치 '화약고'로 떠올랐다.
행안위와 과방위에서 쟁점이 된 경찰국 설치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 등의 경우 여야 간 입장차가 적지 않아 앞으로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예고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선 행안위의 경우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부터 잡지 못한 채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이채익 위원장과 여야 간사는 다음달 4일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청문회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4일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으며 윤 후보자 인사청문 일정은 다시 안갯속이 됐다.
민주당이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뒤 대기발령을 받은 류삼영 총경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면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류 총경을 청문회 증인으로 세워 청문회를 '경찰국 정쟁화'에 이용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류 총경 증인채택을 요구하며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또 윤 후보자를 만나 총경회의에 대한 책임을 물은 대기발령과 회의 참석자 감찰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정부·여당이 전국 총경 회의를 12·12 사태라고 규정한 데 대해 윤 후보자가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류 총경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경찰 직장협의회 관계자, 학계, 현직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까지 야당 측 증인·참고인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한 특정인의 증인 채택을 주장하고 있다"고 맞섰다.
여야는 다음달 8일을 인사청문회 개최가 가능한 데드라인으로 보고 청문회 일정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과방위는 지난 27일 간사선임 회의와 29일 소관 부처 업무보고 회의를 모두 국민의힘 없이 민주당 단독의 '반쪽회의'로 치렀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지난 29일 회의에서 "오늘도 국민의힘은 불참했는데 상당히 유감"이라며 "저는 (회의) 파행이라고 보지 않는데 파행이라고 본다면 그 책임은 국민의힘 측에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과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 측에서 여당 간사로 내정된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 날짜를 정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이 여야 간사 협의로 상임위 의사 일정을 정하는 그간의 관행을 깨고, 첫 회의부터 여소야대의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과방위 파행의 이면엔 첨예한 상임위 현안을 앞두고 여야가 사전 힘겨루기에 나선 측면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거취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상임위 의사 일정부터 원만하게 협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KBS·MBC 등 공영언론과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를 공개 직격하는 한편, 과방위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실 주도로 '공영언론 블랙리스트' 토론회를 개최하며 연일 공영방송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 위원장 거취도 '뜨거운 감자'다.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한 위원장에게 "방통위원장 임기가 법률로 보장돼 있는데 지금 직접적으로 사퇴하라고 하면 법적인 문제가 될까 봐 (여권이) 언론을 통해 간접 압박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등도 대표적인 '살얼음판' 상임위로 꼽힌다.
각각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후속 입법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탈북어민 북송 사건 등 현안에 따라 상임위 내 대치가 가팔라질 수 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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