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도심공항터미널, 코로나 여파로 32년 만에 폐쇄 절차

이승연 입력 2022. 7. 31. 07:55 수정 2022. 7. 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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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다시 여나 기다렸는데 이렇게 문을 닫는다니."

31일 운송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의 자회사 한국도심공항 자산관리 등이 운영하는 강남 도심공항터미널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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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누적으로 경영난..모바일 수속·인천공항 확장으로 이용객 줄어
강남 도심공항터미널 임시 운영중단 현수막 [촬영 이승연]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언제 다시 여나 기다렸는데 이렇게 문을 닫는다니…."

잦은 해외 출장으로 강남 도심공항터미널을 종종 이용했다는 사업가 김모(58) 씨는 32년간 삼성동 일대 관광·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을 상징해온 도심공항터미널이 사실상 폐쇄 절차에 들어간다는 얘기에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31일 운송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의 자회사 한국도심공항 자산관리 등이 운영하는 강남 도심공항터미널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터미널 관계자는 "폐쇄가 적합하다는 내부 검토는 끝난 단계"라며 "최근 국토부와 강남구 등 유관기관과 대책을 모색해봤으나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이 터미널 운영을 재개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터미널 측은 별다른 대책이 없으면 폐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9일 찾아간 터미널에는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여행객들의 짐을 옮기던 컨베이어 벨트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였고, 탑승 수속 창구에는 여러 대의 업무용 전화기와 각종 사무기구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리무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온 여행객들이 드문드문 보였으나 '도심 속 공항'의 활기는 온데간데없었다. 건물 외부에 붙어있던 항공사 간판들도 사라진 지 오래였다.

1990년에 개관한 강남 도심공항터미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비롯해 총 17개 항공사의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해온 국토교통부 지정 공항시설이다.

설립 당시에는 강남 인근에 있는 수출 유관기관·기업인들을 위한 시설로 주목받았다.

접근성 좋은 강남 중심가에서 탑승수속을 미리 할 수 있고, 공항으로 곧장 향하는 리무진도 이용할 수 있어 '활주로 없는 공항'이라 불렸다.

2010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 당시에는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오가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일반 여행객들의 이용도 크게 증가했다.

2017년 터미널 연간 이용객은 약 41만명에 달했고,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에는 35만여명, 일평균 800∼1천명이 이용했다.

그러나 30여년간 자리를 지켜온 이곳도 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 [촬영 이승연]

터미널 관계자는 "늘 적자였지만 코로나19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보유세마저 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무진도 원래 15대가량 운영했는데 지금은 5대만 있다"며 "기름값이 100원만 올라도 5억∼25억가량 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서울역,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과 달리 정부 지원과 수익원이 부재한 영향도 있다.

최근 모바일 체크인이 활성화되고 인천공항이 확장됨에 따라 도심공항터미널이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터미널 관계자는 "모바일 체크인과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인천공항의 대기 시간과 이용객 밀집도가 줄어 쾌적해졌다"며 "이용객들의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도심공항터미널의 이점이 아예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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