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화재감지기 잇단 오작동에 소방관들 헛걸음.."습기 탓"

김윤철 2022. 7. 3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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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지난 23일 광진구 화양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 났다는 화재감지기 신고가 접수돼 소방관들이 출동했지만, 곧 발길을 돌려야 했다.

화재감지기 오작동 수는 강수량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공 교수는 "현재 방수형 화재감지기는 비용 문제로 수영장, 목욕탕 등에만 쓰이고 있는데 오작동 문제를 줄이려면 일반 건물에도 확대돼야 한다"며 "안전이 비용보다 먼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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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오작동 42%는 7∼9월 발생.."방수형 감지기 늘려야"
화재감지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윤철 기자 = 비가 내린 지난 23일 광진구 화양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 났다는 화재감지기 신고가 접수돼 소방관들이 출동했지만, 곧 발길을 돌려야 했다.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한 탓이었다.

같은 날 서초소방서 소방관들 역시 한 근린생활시설의 화재감지기 오작동으로 출동했다가 허탕을 치고 귀소했다.

소방대원들은 "비 오는 날에는 습기 때문인지 화재감지기 오작동이 평소보다 훨씬 많아진다"고 입을 모았다.

여름철 화재감지기 오작동으로 소방대원들이 헛걸음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감지기 오작동은 특히 장마와 태풍이 오는 7∼9월에 집중됐다.

2019년 이후 3년간 7∼9월 월평균 오작동 수는 130건으로, 건조한 2∼4월의 평균 오작동 수(31건)의 4.2배에 달했다.

전국적으로도 3년간 7∼9월 오작동 수는 총 2만1천697건으로 전체 오작동 수(5만1천502건)의 42%를 차지했다.

화재감지기 오작동 수는 강수량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비가 많은 여름철에 집중되고, 상대적으로 건조한 달에는 줄어드는 식이다.

2019년 오작동 건수는 9월(49건), 7월(42건), 8월(35건) 순으로 많았고, 같은 해 서울의 월별 강수량도 7월, 8월, 9월 순으로 나타났다. 오작동 수가 두 번째로 적었던 1월(18건)은 그해 강수량이 가장 적은 달이었다.

마찬가지로 2020년 감지기 오작동 수는 그해 강수량 1위를 기록한 8월(88건)에 가장 많았다. 2021년 오작동 횟수 역시 비가 가장 많이 온 8월에 제일 많았고, 가장 건조했던 2월에 최저점(35건)을 찍었다.

상식적으로는 비가 오면 소방대원 출동이 줄어야 할 것 같지만, 경보기 오작동 때문에 반대의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가 오면 습기 때문에 화재감지기에 전류가 잘 흐르게 돼 오작동 횟수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가 오는 날 감지기 오작동으로 출동이 늘어나면 경제적 손실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진짜 출동이 필요할 때 지연될 확률이 커지고, 대원들의 정신적·육체적 피로도도 불필요하게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한 소방서 관계자는 "감지기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오작동이어도 최종 오인 판정을 내리기까지 평균 10∼15분은 건물 안을 살펴야 한다"며 "장마철에는 오작동이 늘어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현재 방수형 화재감지기는 비용 문제로 수영장, 목욕탕 등에만 쓰이고 있는데 오작동 문제를 줄이려면 일반 건물에도 확대돼야 한다"며 "안전이 비용보다 먼저"라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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