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에 침묵하는 이재명..97그룹 단일화 변수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2022. 7. 3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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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민주당 당대표 선거 강훈식·박용진·이재명 3파전
최근 李 사법리스크 재차 불거지면서 단일화 움직임 시동
李 침묵 속 "사법리스크로 관심 더 쏠릴라"…어대명 견제↑
강·박, 단일화에 원론적 합의했지만, 시점 두고 '동상이몽'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후보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구도가 강훈식·박용진·이재명(가나다 순) 후보 3파전으로 추려진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재차 불거지면서 남은 두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에 시동이 걸린 모양새다.

다만, 단일화 시점을 두고 강훈식·박용진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들의 입장이 갈려 실제 단일화가 이뤄지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사법리스크로 관심 더 쏠릴라…어대명 견제↑

 
이재명 후보는 지난 29일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정치권에서 상대가 잘못하면 나한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의의 경쟁보다는 상대방의 실패를 기다리고 유도하는 발목잡기, '성과 못 내기'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위 사법리스크로 자신을 공격하는 당 내외에 대한 불만도 섞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참고인이 최근 숨진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일정상의 이유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법리스크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대신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며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권성동 현 원내대표와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참고인의 죽음과 이재명 의원이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자 못 하는 말이 없다"며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이 후보에 맞서는 강훈식·박용진 후보도 그의 사법리스크가 반갑지 않다는 분위기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깨야하는 상황에서 사법리스크 때문에 이 후보에게 여론의 관심과 동정표가 몰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후보에게 표가 더 몰릴 수 있다. 전당대회 전에 (경찰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게 적절한지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이재명 후보가 그렇지 않아도 모든 관심을 다 받고 있는데,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되면 이 후보에게 더 많은 관심과 마이크가 갈 거고, 그것 자체가 나한테 불리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박 단일화…시점 두고 '동상이몽'

 
윤창원 기자

강훈식·박용진 후보는 어대명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후보 단일화를 구상하고 있다. 일단 두 후보 모두 단일화에는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그러나 단일화 시점을 두고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절박하다. 젊은 사람 둘이서 한가하게 '내가 당신보다 낫다' 이런 게 아니라, 이길 수 있고 이변을 만들 수 있는, 정말 흥행을 만들고 그걸 통해 당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며 주말 사이 강 후보를 만나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강원·대구·경북 당원을 대상으로 첫 당원 투표를 시작하는 다음 달 3일 이전에는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강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열어 놓고 생각해보자고 얘기한 것"이라면서도 "제 비전과 반성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드리지 못했다. 비전과 비전이 만날 때 단일화에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가 제시한 시간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민주당을 이끌 자산으로 차기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단일화 전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선 후보로써 자신을 알릴 기회가 많았던 이재명·박용진 후보와는 달리 강 후보는 자신의 가치를 알릴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이다. 강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맞짱토론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점도 단일화 전 자신의 시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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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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