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칩4' 참여 놓고 고심.. '동맹' 표현엔 부담

노민호 기자 2022. 7.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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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이른바 '칩4 동맹'(Fab4) 참여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칩4'는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대만 등 4개 국가·지역이 모여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인재 양성, 연구·개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로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차관급 협의체 등을 가동해 '칩4' 참여 여부가 우리 경제·산업 등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업계 의견도 수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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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최대 수출국 중국과의 관계 의식
박진, 내달 방중서 관련 입장 설명할 듯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이른바 '칩4 동맹'(Fab4) 참여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칩4'는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대만 등 4개 국가·지역이 모여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인재 양성, 연구·개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로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칩4'에 참여할 국가는 물론, 세부 역할과 협력 범위 등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정식 명칭조차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는 '칩4' '칩4 동맹' 등 표현은 언론에서 편의상 만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부적으론 현재 '반도체 공급망 대화'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리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을 두고 다른 나라에 대한 배타성을 띠는 '동맹' 표현에 부담감을 느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단 이유에서다.

'칩4'의 역할이 아직 구체적으로 규정되진 않았지만, 미국의 속내는 참여국들 간 반도체 분야 '기술동맹'을 맺어 궁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게 국내외의 일반적인 평가다.

중국 당국도 '칩4'에 대해 일찌감치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 또한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칩4'와 관련해 "우린 한국이 자국의 장기적 이익과 공평한 개방이란 시장 원칙을 출발점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중국 공산당 입장을 대변하는 관변매체들의 '칩4'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3일자에서 우리나라가 '칩4'에 가입할 경우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우려·반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 또한 '칩4'에 결국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한미동맹 강화·발전'을 외교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미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면을 확대하려 한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내달 중국을 방문하는 박진 외교부 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만나 '칩4'에 관한 우리 입장 설명 등 중국의 '오해'를 막기 위한 설득 외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앞서 21일 박 장관에게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미 정부 주도로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는 과정에서도 관련 입장을 설명하는 등 이해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IPEF 또한 미 정부가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장치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나라도 결국 '칩4'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며 "창립 멤버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외교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현재 '칩4'의 실체가 분명하지 않고 일단 몇 개 국가가 모여 논의를 시작하겠단 정도이기 때문에 중국도 무조건 반발하기만은 어렵다"며 "중국이 '칩4'를 이유로 우리나라에 보복을 가한다면 '한미 밀착'이 더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지켜보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차관급 협의체 등을 가동해 '칩4' 참여 여부가 우리 경제·산업 등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업계 의견도 수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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