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참치 잡자마자 버린다.."앞으로가 더 문제"

이지은 2022. 7.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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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장한 경북 영덕의 한 해수욕장. 바다에서 밀려온 물고기 떼가 죽은 채 쌓여 있습니다. 해변에 쌓인 물고기는 다름 아닌 한 마리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어종 '참치'입니다.

■ 영덕 해변 뒤덮은 '죽은 참치'…1만여 마리 폐사 추정

영덕 해변에 죽은 참치 떼가 눈에 띄기 시작한 건 28일 새벽부터입니다.


파도에 떠밀려온 죽은 참치들은 산을 이루듯 그대로 쌓여갔습니다. 여름철 부패와 동시에 악취까지 뿜어내면서 영덕군과 주민들은 즉시 수거 작업에 나섰는데요.
그러나 완전 수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바다 위에 아직 1만여 마리의 죽은 참치들이 떠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 돈 되는 참치, 잡자마자 버린 이유는?

어떻게 이토록 많은 참치가 한꺼번에 죽은 채로 발견된 걸까요? 영덕군은 정치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업인들이 다량으로 잡힌 참치를 바다에 방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치망 조업은 정해진 구역에 그물을 쳐놓고, 그물에 잡힌 물고기들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그물을 들어올려야 비로소 어획물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정치망 어업인들이 참치가 잡힌 걸 확인하면 그대로 바다에 버린다는 겁니다.


참치는 국제협약에 따라 포획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올해 국내에서 포획 가능한 물량은 총 870톤인데요. 이중 경북 지역 정치망에 배정된 물량은 74.4톤, 이미 영덕 45.01톤, 포항 14.62톤, 울진 9.3톤 등으로 이미 그 양을 다 채웠습니다. 올해 경북 지역 정치망 어선은 더는 참치를 잡을 수 없는 겁니다.
포획량을 초과해 참치를 잡으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잡은 참치를 다시 바다에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할 근거가 없는데요. 이렇다 보니 정치망 어업인들은 그물에 들어온 참치를 다시 바다로 내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기후변화로 참치 포획량 느는데…"앞으로가 더 문제"

참치는 그물에 걸려 물 밖으로 나오면 오래 살지 못해 대부분 죽은 상태로 버려집니다. 이렇게 죽은 참치는 바다에 가라앉았다가 부패하면서 떠올라 파도를 타고 해변으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후 변화로 수온이 상승하고 해류가 변하면서 경북 동해안 등에 참치 떼의 출몰이 잦아지고 있다는 건데요. 그만큼 버려지는 양도 늘면서 해양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어업인들은 생존권뿐만 아니라 해양오염 문제도 심각한 만큼, 포획 한도 확대 등 대책 마련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2018년에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해 경북 정치망의 참치 포획 한도가 2018년 15.5톤에서 올해 74.4톤으로 크게 늘었지만, 사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데요. 한 해양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참치 포획량을 많이 할당받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화면제공 경북 영덕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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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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