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 공항서 들리는 한숨
[편집자주]항공업계에 수심이 가득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의 긴 터널을 지나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렸지만 곳곳에 악재가 쌓여서다.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아 닫혔던 공항 문을 열고 여객기를 띄우며 여객 수요에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세계보건기구(WHO)의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 등이 겹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항공사 직원들은 불안감에 이직을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시 열린 하늘길,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①"아직 멀었다"… 공항서 들리는 한숨
②인천·김포공항 운영 정상화의 이면
③접었던 날개, 너무 일찍 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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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로 버텼는데 내가 이 나이에 지금 뭘 하는 건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최근 만난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토로다. 코로나19 일상회복 단계에 접어들며 막혔던 하늘길이 속속 열리고 있지만 현장 종사자들은 버틸 만큼 버텨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한숨짓는다. 주요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고 여객수가 늘고 있지만 항공업계 종사자들에게 드리운 악재는 여전해서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자 휴직에 들어갔던 직원들의 복귀도 더딘 상황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체 1만8000명의 국내 직원 가운데 복귀율(7월 기준)은 80% 정도다. 운항승무원(조종사)의 경우 복귀율이 100%에 육박했지만 객실승무원은 70% 정도만 일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른 항공사와 달리 무급휴직을 한 적은 없다"며 "아직은 외부 변동성이 큰 만큼 직원들의 전원 복귀 시점 등을 예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운항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조종사 630명을 전원 복직시켰지만 한 달 중 10일은 무급이다. 객실승무원은 복귀율은 아직 50% 수준이다.
진에어의 직원 복귀는 전체의 70% 수준에 머물렀다.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 외부 변동성이 많아 직원 복귀를 서두르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형기 A330-300을 도입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직원 복귀도 가장 적극적이다. 티웨이항공은 8월 전 직원 복귀를 추진 중이다. 현재는 약 85%의 직원이 복직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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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의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이 절실하지만 최근 결정된 연장 방침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지난 6월 종료 예정이던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은 90일 연장돼 9월 말로 연장됐다. LCC는 90일 연장으로 숨통은 트였지만 여전히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대형항공사와 다르게 LCC 상황이 더 심각한 만큼 지원금 규모를 늘리거나 정상화 시점까지 지원이 지속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업계가 아직 까지 전 직원의 100% 복귀를 섣불리 선언하기 어려운 것은 직원들을 서둘러 복귀시켰다가 자칫 또 다른 변수로 인해 하늘길이 막힐 경우 닥칠 충격파 때문이다. 금전적인 손실뿐 아니라 직원들의 상실감이 회복 불능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가 재유행 하면서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은 입국 1일차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점도 이 같은 우려에 힘을 싣는다. 각종 여객수요 등 주요 항공통계 수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점도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각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을 늘리는 선제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완전 정상화까지는 반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고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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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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