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 공항서 들리는 한숨

김창성 기자 2022. 7. 3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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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다시 열린 하늘길의 딜레마①] 여객 정상화에도 더딘 휴직자 복귀.. 감염병 등 변수 가득

[편집자주]항공업계에 수심이 가득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의 긴 터널을 지나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렸지만 곳곳에 악재가 쌓여서다.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아 닫혔던 공항 문을 열고 여객기를 띄우며 여객 수요에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세계보건기구(WHO)의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 등이 겹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항공사 직원들은 불안감에 이직을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시 열린 하늘길,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막혔던 하늘길이 열렸지만 항공업계는 여전히 가득한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여객 모습.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아직 멀었다"… 공항서 들리는 한숨
②인천·김포공항 운영 정상화의 이면
③접었던 날개, 너무 일찍 폈나
항공업계 곳곳에서 한숨 소리가 들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상회복 단계로 접어들며 다시 하늘길이 열리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창궐 등 여전히 각종 악재가 가득해서다. 휴직에 들어갔던 직원들의 복귀는 더디고 이탈자도 늘고 있다. 복귀한 직원들도 일부는 무급으로 일하며 버티고 있다. 다시 열린 하늘길은 항공업계에 희망보다 걱정만 안기고 있는 형국이다. 일상회복 단계에서 항공업계가 마주한 현실은 여전히 참담하다.


더딘 휴직자 복귀… 돌아와도 일부는 무급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동료들에게 미안하지만 가족들을 위해 이직을 선택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버텼는데 내가 이 나이에 지금 뭘 하는 건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최근 만난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토로다. 코로나19 일상회복 단계에 접어들며 막혔던 하늘길이 속속 열리고 있지만 현장 종사자들은 버틸 만큼 버텨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한숨짓는다. 주요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고 여객수가 늘고 있지만 항공업계 종사자들에게 드리운 악재는 여전해서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자 휴직에 들어갔던 직원들의 복귀도 더딘 상황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체 1만8000명의 국내 직원 가운데 복귀율(7월 기준)은 80% 정도다. 운항승무원(조종사)의 경우 복귀율이 100%에 육박했지만 객실승무원은 70% 정도만 일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른 항공사와 달리 무급휴직을 한 적은 없다"며 "아직은 외부 변동성이 큰 만큼 직원들의 전원 복귀 시점 등을 예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잇따라 국제선 운항 재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직원들의 복귀는 절반에 그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직원의 50%가량이 유·무급 휴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업황 회복 속도에 따라 복귀율을 조정할 방침이지만 변수가 많아 역시 섣부른 결단을 내리는데 주저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상황도 마찬가지다. LCC는 동남아시아·괌 등 인기노선을 대상으로 각종 특가 이벤트를 벌이며 여객유치를 통한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현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운항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조종사 630명을 전원 복직시켰지만 한 달 중 10일은 무급이다. 객실승무원은 복귀율은 아직 50% 수준이다.

진에어의 직원 복귀는 전체의 70% 수준에 머물렀다.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 외부 변동성이 많아 직원 복귀를 서두르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형기 A330-300을 도입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직원 복귀도 가장 적극적이다. 티웨이항공은 8월 전 직원 복귀를 추진 중이다. 현재는 약 85%의 직원이 복직해 근무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최근 여러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전 직원 복귀를 서두른 이유는 앞으로의 도약을 위한 선제대응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불안감 여전… 하반기 실적도 암울


항공업계의 활발한 운항재개 행보와 달리 직원들의 복귀가 더딘 모습은 여전히 업계에 드리운 불안감에서 기인한다.

LCC의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이 절실하지만 최근 결정된 연장 방침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지난 6월 종료 예정이던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은 90일 연장돼 9월 말로 연장됐다. LCC는 90일 연장으로 숨통은 트였지만 여전히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대형항공사와 다르게 LCC 상황이 더 심각한 만큼 지원금 규모를 늘리거나 정상화 시점까지 지원이 지속 돼야 한다는 것이다.

LCC 관계자는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아직도 노선 운항을 재개하는 데 여러 변수가 많아 어려움도 크다"며 "그동안 고용유지지원금이 일부 도움이 됐지만 파리 목숨 연명하듯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LCC 종사자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유급휴직 신청 시 임금의 70%를 휴업수당으로 보전받았다. 휴업수당 가운데 90%는 정부 지원이고 10%는 기업 부담이지만 아예 끊길 경우 무급휴직 전환이 불가피하다.

항공업계가 아직 까지 전 직원의 100% 복귀를 섣불리 선언하기 어려운 것은 직원들을 서둘러 복귀시켰다가 자칫 또 다른 변수로 인해 하늘길이 막힐 경우 닥칠 충격파 때문이다. 금전적인 손실뿐 아니라 직원들의 상실감이 회복 불능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가 재유행 하면서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은 입국 1일차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점도 이 같은 우려에 힘을 싣는다. 각종 여객수요 등 주요 항공통계 수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점도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각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을 늘리는 선제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완전 정상화까지는 반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고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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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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