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빨간불' 켜진 중후장대..잘나가던 철강·정유도 '흐림'

구교운 기자,김종윤 기자,김민성 기자 2022. 7. 3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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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3분기 컨센서스 하향..정유사도 '실적잔치' 끝
석유화학, 수요 부진 직격탄..배터리 소재·태양광 호황은 위안
포스코 포항제철소./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김종윤 김민성 기자 =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유래없는 호황을 누렸던 철강업계와 정유업계는 3분기부터 하락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상반기 부진했던 석유화학업계는 3분기에도 반등의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포스코·현대제철 모두 전망치 하향…계절적 비수기·경기 침체 국면 '암울'

원자재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철강업계의 3분기 실적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지난달 28일 기준)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두달새 2조원에서 1조6482억원로 하향 조정됐다. 석달 전인 4월 추정치와 비교하면 무려 17.4%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익 추정치도 석달 전(6197억원)보다 8.6% 낮아진 5664억으로 집계됐다.

철광석 가격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톤(t)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져 철강제품 가격도 하락한 영향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상승한 원자재값이 반영됐던 조선용 후판, 자동차용 강판 등의 가격 인하가 유력해지면서 철강사들의 수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하반기는 철강재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을 끌어올릴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횡재세'까지 나오던 정유업계…경기침체 따른 수요 둔화 우려

한때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호황을 누렸던 정유사들의 '실적잔치'도 3분기엔 계속되지 못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마친 정유 3사는 모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조3292억원, 에쓰오일 1조7220억원, 현대오일뱅크 1조37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은 2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560억원이다. 이는 4월 추정치(6319억원)보다는 65.2% 상향된 규모이지만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의 45.3%에 그친다.

에쓰오일 사정도 마찬가지다.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992억원으로, 4월 컨센서스(6399억원)보다 49.2% 늘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의 52.2%로 절반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상반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공급 이슈로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며 정유사들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나오며 정제마진이 급락했다. 정제마진은 6월 넷째주 배럴당 29.5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4주 만인 이달 셋째주 배럴당 3.9달러까지 떨어졌다.

다만 코로나19 기간 글로벌 정유사들의 정제시설 구조조정이 이뤄져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일시적 하락이 있더라도 정제마진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석유화학 수요 부진 직격탄…배터리 소재·태양광 호황은 위안

국내 석유화학사 대표 기업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하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높아진 원가 부담에 소비 위축까지 겹치고 있다.

증권사가 7월 내놓은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9386억원이다. 지난 4월 9434억원과 비교해 0.5% 하락한 수치다. 실적 절반을 책임지는 석유화학 부문이 고유가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꾸준하게 성장하는 전지재료의 첨단소재 부문의 성장도 실적 하방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불과 3개월 전(2296억원)과 비교해 37.3% 줄어든 1440억원이다. 석유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실적 부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최근 배터리 소재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흡수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한화솔루션과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사업 부문의 흑자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졌고, 판매 가격의 약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이달 한화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188억원이다. 지난 4월 예상치(2155억원)보다 1.6% 증가했다. 7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끊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케미칼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력 가격이 오르자 태양광 에너지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태양광 모듈 판매 가격이 원가 부담을 해소할 수준으로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제품으로 꼽히는 NB-Latex의 가격 약세도 주춤해지고 있다. NB-Latex의 평균 수출 가격은 1분기 톤당 990달러에서 2분기 들어 1050달러로 개선됐다. 증권사들도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3695억원으로 3개월 전 3557억원보다 소폭 상향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지속과 일부 제품의 글로벌 증설로 하반기까지 반등은 어렵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과 전쟁의 진정을 예상할 수 있는 2023년부터 실적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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