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기업 3분기 영업익 추정치 무더기 하향..三電도 흔들린다

김종윤 기자 2022. 7. 3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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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204곳중 110곳 3개월새 줄줄이↓..전망치 감소율 20%
시총 10대 기업 중 반도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추정치 15%↓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에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국내 상장사들의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전과 비교해 절반 넘게 무더기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원유 등 원자잿값 고공행진, 인플레이션 및 경기침체발 소비 위축 등이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추가 하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디스플레이 업종 60.1% 하향 조정…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부진 예상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국내 상장사 204개사 중 이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가 3개월 전과 비교해 하향 조정된 곳은 110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54%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낮아진 것이다.

이들 110개 기업의 이달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29조5908억원으로 3개월 전 전망(36조6000억원) 대비 19.1% 급감했다.

상장사 3분기 실적 추정치의 무더기 하향 조정은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기침체 현실화 여파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 위축→판매 부진→생산 축소→경기 위축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지난 4월 전망치(3.6%)보다 0.4%p 하향 조정했다.

업종별로 보면 '디스플레이 및 관련부품'의 영업손익 컨센선스가 60.1% 감소했다. 대표 기업인 LG디스플레이의 이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157억원으로 3개월 전(3610억원)보다 67.9%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4∼6월) 영업손실 488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글로벌 IT 기업들의 완제품 생산과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패널 출하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대규모 인력 채용과 연봉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겪는 게임 소프트웨어(-31.7%) 업종의 전망도 암울하다. 이밖에 △에너지 시설 및 서비스(-28.2%) △개인생활용품(-18.3%) △통신장비(-15.2%) 순으로 컨센서스가 줄었다.

국내 시가총액 10위권에선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컨센서스 감소세가 뚜렷했다. 이달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4조6556억원이다. 3개월 전 예상 실적(17조1475억원)보다 14.5% 줄었다.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4조8236억원에서 4조1018억원으로 15%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경기침체 우려로 전자 제품 구입을 미루자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7~9월)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3~8%)보다 눈높이를 더 낮췄다. 낸드 플래시 가격 전망도 종전 '3~8% 하락'에서 '8~13% 하락'으로 하향 조정됐다.

ⓒ News1 DB

◇ 고금리+소비심리 위축…기업 하반기 영업익 9.5% 감소 전망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100개사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들은 원가 부담 장기화시 하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 △자동차·부품 -11.8% △석유화학·제품 -11.6% △바이오헬스 -11.0% △일반기계·선박 -7.0% △전기전자 -4.8% △철강 -4.4% 순으로 조사됐다.

고물가, 고금리, 소비위축 등으로 실적 하방 압력 우려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수 경기는 이미 악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8.3(2015년=100)으로 전월보다 0.9% 줄었다. 소비 감소는 3월(-0.7%), 4월(-0.3%), 5월(-0.2%)에 이어 넉달째 이어졌다. IMF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측했다. 4월에 내놓은 전망보다 0.2%p 떨어졌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국내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며 "주요 원자재 관세 인하와 법인세 감세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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