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70% 성장 AR·MR 글라스 잡아라.. 삼성D·LGD, 마이크로 OLED 키운다

윤진우 기자 2022. 7.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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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대신 반도체 웨이퍼 활용해 제작
실리콘에 증착해 'OLEDoS'로 불려
화면과 눈 사이 거리 가까워 초고해상도 필요
두께 얇고 구동 부품 탑재해 속도 빨라
애플·메타·삼성전자 MR 글라스 출시 예정
마이크로 OLED 활용 영역 넓어질 듯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마이크로 OLED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글라스용 디스플레이로 떠오르는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 마이크로 OLED는 기존 유리 기판 대신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OLED 소자를 증착하는 기술이다. 실리콘을 기판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OLEDoS(OLED on Silicon·올레도스)라는 이름도 갖고 있으며, 일본 소니와 중국 BOE 등이 마이크로 OLED를 소량 생산하고 있다.

31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마이크로 OLED 생산라인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8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마이크로 OLED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 OLED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미래 성장 전략을 묻는 말에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전환되는 흐름이 정보기술(IT), 자동차, 게이밍 제품에 적용될 수 있도록 OLED 장점을 극대화할 계획이다”라며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극한 성능의 디스플레이 성능이 요구되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마이크로 OLED를 개발 중이다”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마이크로 OLED용 증착기를 발주하는 등 마이크로 OLED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AR 글라스용 0.42인치 마이크로 OLED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기존 OLED의 10배 수준인 3500PPI(1인치 안에 들어가는 픽셀 수) 초고해상도를 구현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마이크로 OLED는 화면 크기가 새끼손가락 손톱에 해당하는 1인치 이하(대각선 길이) 크기의 OLED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AR·MR 글라스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세대 OLED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AR·MR 글라스는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가 짧아 고해상도를 작은 화면에서 구현해야 한다. 300~400PPI인 기존 OLED와 달리 마이크로 OLED는 3000~4000PPI가 요구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존 OLED 패널은 유리(리지드) 또는 폴리이미드(PI·플렉시블) 기판 위에 OLED 소자를 증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기판 특성상 OLED 화소 크기는 40~3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로 제한된다. 기존 OLED 패널은 스마트폰과 TV용으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AR·MR 글라스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가까이에서 보면 화소 사이의 간격인 BM(Black Matrix)이 두드러지는 모기장 현상(SDE, Screen Door Effect)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존 가상현실(VR) 헤드셋 사용자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반면 마이크로 OLED는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소 크기를 10분의 1 수준인 4~20㎛로 줄일 수 있다. 눈으로는 화소 사이의 간격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또 웨이퍼 자체의 두께가 유리 기판보다 얇아 패널 자체의 두께를 줄일 수 있다. 동시에 디스플레이 구동 부품을 웨이퍼에 탑재할 수 있어 구동 속도도 더 빨라진다. 동일한 공간에 OLED 소자를 더 많이 입힐 수 있어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픽=이은현

업계는 메타버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메타버스 활용 기기인 AR·MR 글라스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머전리서치는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매출이 지난해 630억달러(약 81조원)에서 2026년 4066억달러(약 52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맞춰 애플, 메타(옛 페이스북), 삼성전자 등 빅테크 기업들은 AR·MR 글라스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말 마이크로 OLED를 접목한 MR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신제품에 비행거리측정(TOF) 등을 탑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MR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글라스용 특수렌즈를 개발하는 디지렌즈에 삼성전기와 함께 투자하기도 했다. 오큘러스를 인수한 메타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넘어 촉감 등 실제와 유사한 감각을 제공할 수 있는 MR용 장갑 출시도 준비 중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AR·MR 헤드셋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전년 대비 73.8% 늘어난 2530만개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동시에 연평균 70%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오는 2028년에는 출하량이 1억3900만개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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