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미 투자 확대]삼성전자, 20년간 252조 투자..공장 11개 설립
기사내용 요약
5G·인공지능 등 차세대 기술 반도체 솔루션 생산
향후 20년간 1921억달러 투입해 공장 11개 설립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프랜드쇼어링(friendshoring)'에 합류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프랜드쇼어링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교란된 공급망 체제를 동맹 및 파트너 위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가장 먼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을 정도로 미국 내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는 배터리, 전기차와 함께 미국이 육성하는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달 28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거시경제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모니터링으로 수요 상황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단기 설비투자는 여기에 맞게 탄력적으로 재검토 해야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면서도 미국 현지 실질투자액은 지속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 2곳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170억달러(약 20조2100억원)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재 착공을 위한 준비 단계를 진행하며 조만간 본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테일러 공장은 1공장을 운영 중인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40㎞ 떨어진 곳으로 5G,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등의 분야에서 차세대 기술에 전력을 공급할 반도체 솔루션을 생산한다.
테일러 공장은 약 500만㎡(약 150만평) 규모로 삼성전자 기존 오스틴 공장과 비교해 약 4배나 넓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세제 혜택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반도체 추가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향후 20년 동안 1921억달러(약 252조원)를 투입해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 11개를 설립하는 것이 골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청서에 테일러 신공장 9곳과 오스틴 신공장 2곳에 각각 1676억달러(약 220조원), 245억달러(약 32조원)를 쓰겠다고 명시했다. 이를 통해 1만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11곳 중 일부는 오는 2034년 전후 완공돼 생산 개시하고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텍사스주는 일정 규모 이상 투자하면 10년간 세금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프로그램 '챕터 313'을 시행 중인데 이는 올해 말 만료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투자 계획을 공개하지 않으면 일부 혜택이 제한되기 때문에 삼성이 향후 투자 계획까지 선제적으로 신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인 투자 계획으로 이번 신청이 반드시 투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구체적 투자 집행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으나 미국 측과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신규 투자 계획에 대해 "새 공장들은 텍사스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의 리더 자리를 확실히 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투자를 확대하는 삼성전자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의 대미 투자 확대에 국내에서도 정부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이러한 투자 방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의회가 540억달러(약 70조87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키며 국내 반도체 투자금이 미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대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현행 6∼10%에서 중견기업과 같은 8∼12%로 높인다고 발표했으나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라며 "미국·EU·일본 등 경쟁국들이 다양한 지원 방안을 확대하는만큼 정부도 더 큰 폭의 혜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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