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신장 이식받은 美소녀와 감격 포옹"..한국도 '편지' 가능해진다
[편집자주] 장기기증자 유족들은 창작곡 '선물'에서 세상 떠난 기증자를 '꽃'이라 불렀다. 꽃이 지는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누군가는 뇌출혈을 겪었다. 하지만 세상을 떠나기 전 이들이 남긴 선물에 누군가는 새 생명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장기 기증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하루 평균 6.8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했다. 장기기증자 유족과 이식인에게 '장기기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물었다.
그런 유나는 현지시각 오전 9시쯤 외사촌 차를 타고 등교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앞좌석에 탄 외사촌과 여동생은 목숨을 건졌다. 에어백 덕이었다. 뒷좌석에 탄 유나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고 3일 뒤 뇌사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남편과 바로 미국으로 향했다. 비행기에서 이씨는 '장기기증'을 생각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유나는 마음이 따뜻했다. 유나는 중학생 어린나이에 '내가 원하는 일'이라며 암 투병하는 외할머니를 밤새 간호했다고 한다. 봉사도 많이 했다. 대한적십자사 정기봉사도 했고, 호스피스에서 노인들 말동무도 여러번 돼 드렸다.
이씨는 도너 네트워크를 통해 이식인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씨는 "혹여나 그들이 부담을 느낄까 걱정했다"면서도 "딸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했다"고 했다.
기우였다. 이식인들은 유나 가족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33세 외과의사 마리아씨가 심장을 이식받았다. 그는 일란성 쌍둥이였는데 언니와 같은 심장병을 앓았다. 언니는 세상을 먼저 떠났다. 마리아는 이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나는 내 언니 심장까지 살린 것"이라고 했다. 곰인형에 자기 심장소리를 녹음해 보냈다고 한다.
오는 12월부터는 법이 바뀌어서 양측이 동의하면 편지는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주무관처인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개인정보나 무리한 요구는 없는지 편지를 하나씩 확인할 계획이다.
이런 교류는 미국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미국은 편지를 교류하다가 양측이 원하면 만남까지 허용한다. 유족이 심장 이식인을 만나 청진기로 심장소리를 듣는 것은 예삿일이다. 아들 폐 이식인을 만나러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거나, 아버지 심장을 이식받은 남성과 결혼식 버진로드를 걷는 신부도 있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는 "교류가 길어지고 상호 동의하면 미국처럼 서로 만남도 허용하는 방안을 장기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만남 허용을)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은 아니다"라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서신 교환을 시작하는 단계"라며 "제도가 정착하고 만남도 허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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