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연속 '자이언트 스텝' 여파 어디까지..전세계 침체 공포 [추적자추기자]

추동훈 2022. 7. 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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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상 /출처=인베스팅닷컴
[추적자추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습니다. 금리를 한 번에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 연속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제로 금리를 고수해오며 선조치에 나섰던 한국보다도 금리가 낮았던 미국은 최근 일련의 금리 인상 기조로 단숨에 금리가 2.25~2.5%로 급등했습니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도 이뤄졌습니다.

사실 이번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된 측면이 있습니다. 한 달여 전 첫 번째 자이언트 스텝이 이뤄졌을 당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추가로 75bp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무수한 변수가 발생했지만 다행히도 이러한 금리 인상폭을 조정할 큰 변수는 없었던 듯합니다.

지난 6월 금리 인상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란 변수 때문에 시장에 큰 혼란이 있었습니다. 금리 인상 결정을 불과 1주일 앞두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9.1%로 40년 만의 최고 기록을 썼기 때문인데요. 그 결과 기존에 50bp 인상이 예고됐던 것과 달리 며칠 만에 여론이 뒤바뀌어 결국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바 있습니다.

제롬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AFP연합
이번 75bp 추가 인상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1분기면 끝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폭등이 3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아직도 여전히 언제 이러한 물가 우려가 잠식될지 예측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에도 기준금리가 75bp 인상된 점에 비춰봤을 때 당분간은 이러한 기조가 지속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의 여파는 시장 전방에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위축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타격은 더욱 커질 예정입니다. 연초에 불과 2~3%대에 머물렀던 모기지 대출금리는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으로 5%를 훌쩍넘겨 6%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인상은 또다시 금리를 위로 밀어올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럴 경우 부동산 시장의 거래 위축뿐 아니라 대출이자나 원리금을 납부하지 못해 가계 파산이나 모기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출금리 /출처 =구글
또한 금리 인상 부담은 기업에도 큰 타격을 입힙니다. 여러 사업을 펼치며 쓰고 있는 남의 돈에 대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최근 기업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부진해지는 실적 부담에 금리 인상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기업들의 줄도산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실제 기업들은 비용 감축과 정리해고 등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은 치유할 수 없는 큰 아픔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영향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국내만 살펴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보다 좀 더 빠르게 체감되고 있는 금리 인상 여파가 이제는 더욱 강력하게 미칠 것이란 뜻입니다. 국내 역시 미국과 유사하게 부동산 대출금리 부담의 증가가 가계 부담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소비자물가 역시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는 중입니다. 미국의 움직임을 대비해 아예 금리를 1%포인트 올린 캐나다와 수십 년 만에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 유럽 등 전 세계 역시 미국의 금리 인상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기준금리 /출처=인베스팅닷컴
이미 예견된 숫자여서 그럴까요. 무려 75bp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인상된 28일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은 하루에만 4% 넘게 오르며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 후유증은 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천천히 물이 스며들듯 영향을 미칠 금리 인상의 여파가 과연 어디까지 번질 것인지 벌써부터 긴장감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이럴 때일수록 보다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고 변수에 대응 하는 속도를 조절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섣부른 투자 움직임은 더 큰 위기를 낳는다는 뜻입니다.

[추동훈 뉴욕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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