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히틀러 손목시계 14억원에 팔렸다..유대인 사회는 '분통'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시계가 미국 경매에서 14억원에 낙찰된 이후 유대인 사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각) 영국 BBC‧인디펜던트, 미국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이 시계는 최근 익명의 입찰자에게 110만 달러(약 14억4000만원)에 팔렸다.
이 시계는 후버(Huber)사가 1930년대 제작한 것으로, 나치 독일의 상징 문양인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와 히틀러의 이니셜 AH(Adolf Hitler)가 새겨져 있다. 또 히틀러의 생년월일, 히틀러가 총리가 된 날짜, 1933년 3월 나치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날짜 등 세 가지 날짜가 새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933년 4월20일 히틀러에게 전해진 44번째 생일선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를 주관한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 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이 시계를 소개하면서 “역사적인 제2차 세계대전의 유물”, “독일 역사상 처음 있는 영광” 등 문구를 적었다.
경매사 측은 30여 명의 프랑스 병사들이 1945년 5월 히틀러의 퇴각지인 바이에른의 산간 지역 베르그호프를 습격했을 때 기념품으로 이 시계를 가져갔으며, 이후 몇 세대에 걸쳐 재판매 됐다고 설명했다. 경매사 측은 당초 이 시계가 200만(약 26억원)~400만 달러(약 52억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시계 외에도 히틀러 아내 에바 브라운 소유의 드레스, 나치 관료들의 수저와 샴페인 잔 등도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인 사회는 이 경매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34명의 유대인 지도자들은 공개서한에서 이번 경매를 “혐오스럽다”고 표현했다.
유대교 율법학자인 메나헴 마골린 유럽유대인협회(EJA) 사무총장은 “의도했든 아니든 이 경매는 나치당의 주장을 이상화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다. 또 구매자가 대량학살범과 그 지지자들의 물건으로 손님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유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가 전하는 교훈은 배울 필요가 있다. 그것은 명백하다”라며 “합법적인 나치 관련 증거들은 박물관이나 고등교육장소에 보존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치 관련 물건이 최고 입찰자에게 팔린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폐단이다”라며 “피해자들의 기억과 고통이 금전적 이익 때문에 무시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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