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이 권장에 샤워는 찬물로만.. 폭염과 싸우는 유럽

김태훈 2022. 7. 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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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은 정장을 입을 때 넥타이를 착용하지 마라. 에어컨을 가동 중인 가게는 문을 닫아라. 수영장이나 스포츠센터에서는 찬물로만 샤워하라.'

BBC는 "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회원국들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사업에 2100억유로(약 279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폭증하는 에너지 비용과 기후변화가 초래한 폭염 탓에 폭증하는 전력 수요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국가 정부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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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리, 넥타이 풀고 기자회견 자청
"공무원, 민간 기업인도 나를 따라하세요"
각국 정부, 에너지 절약 대책 마련 '부심'

‘남성들은 정장을 입을 때 넥타이를 착용하지 마라. 에어컨을 가동 중인 가게는 문을 닫아라. 수영장이나 스포츠센터에서는 찬물로만 샤워하라.’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각국 정부가 전기를 아끼기 위해 저마다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라 전기를 추가로 생산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칫 초유의 ‘전력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노타이 차림으로 기자회견을 하며 공공 및 민간 부문 근로자들한테도 “나처럼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마드리드=AF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자국의 공무원 및 공공기관 종사자는 물론 민간 기업 근로자들에게도 “넥타이 착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산체스 총리는 자신부터 평소와 달리 넥타이를 매지 않고 취재진 앞에 섰음을 강조하며 “장관과 공무원은 물론 민간 부문의 직장인들도 앞으로 저와 똑같이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여름을 더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며 “따라서 에어컨 사용을 줄이면서 에너지 비용도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올여름 유럽을 뒤덮은 폭염은 스페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날 수도 마드리드 기온은 36도, 유명 관광지 세비야는 무려 39도까지 치솟았다. BBC는 “폭염 때문에 지난 2주일 동안 스페인에서 500명 이상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그간 전기 생산을 위한 에너지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가 유럽인들이 무더운 여름을 좀 더 시원하게 나게 해주는 동력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연합(EU)이 경제제재 일환으로 러시아산 가스 수입 축소, 궁극적으로는 금지까지 추진하고 나서면서 올여름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절전, 그리고 에너지 절약이 중요해졌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는 버킹엄궁 근처를 찾은 한 관광객이 부채로 뜨거운 햇살을 가리고 있다. 영국은 최근 기상 관측사상 최초로 기온이 40도를 넘는 등 폭염이 심각하다. 런던=AP연합뉴스
앞서 프랑스는 상점 등 영업장이 에어컨을 가동한 상태에서 호객 등을 위해 가게 문을 열어두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이르면 8월 초 에너지 절약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을 예정인 스페인 정부도 프랑스의 이 조치를 도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BBC는 전했다. 독일의 경우 몇몇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수영장이나 스포츠센터의 샤워장에선 찬물만 제공하기 시작했다. 여름인데도 노인이나 환자 등을 위해 더운물을 틀어줬으나 더는 난방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BBC는 “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회원국들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사업에 2100억유로(약 279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폭증하는 에너지 비용과 기후변화가 초래한 폭염 탓에 폭증하는 전력 수요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국가 정부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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