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에 뭐 짓길래..바이든 "토니, 땡큐"연발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2022. 7. 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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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3% 급성장 후공정 시장
인텔 등 미국과 협력 기대
백악관에서 화상 면담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 [AP = 연합뉴스]
[MK위클리반도체] SK하이닉스가 총 150억달러 규모로 미국에 반도체 후공정 전초기지와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2조원)를 들여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규모는 비슷하지만 종류는 서로 다릅니다. SK하이닉스가 삼성과 다르게 패키징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후공정을 미국 땅에 지으려는 이유는 뭘까요

SK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6일 오후 2시(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갖고 220억달러(28조8400억원) 규모의 미국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미 발표한 70억달러(9조1800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투자계획을 합치면 미국에만 총 300억달러(39조3300억원)를 투자하는 것입니다. 로이터, AP 등 외신도 SK그룹의 투자 규모와 계획을 보도하며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투자의 주인공은 반도체입니다. 신규 투자 220억달러 중 150억달러는 반도체 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됩니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팹리스(설계)→파운드리(생산)→후공정(패키징·테스트) 순으로 생산공정이 분업화돼 있습니다.

전통적인 반도체 패키징은 반도체를 충격이나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 등 소재로 보호막을 두르고 외부단자와 칩을 연결하는 기술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투자하고자 하는 패키징은 이런 포장의 수준이 아닙니다. 최근 화두인 '어드밴스드 패키징'은 마치 아파트 건설 과정과 비슷합니다. 전공정에서 회로를 미세화하는 작업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후공정에서 칩과 칩을 이어 붙여 하나의 반도체처럼 동작하게 하는 이른바 '3차원(D) 패키징' 또는 '칩렛' 기술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아파트처럼 차곡차곡 층별로 쌓아서 올리고 이를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공정 반도체 기업인 삼성과 SK가 직접 후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보완 작업에 나선 것은 더욱 강력한 성능을 가진 칩을 생산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작은 칩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패키징하고 적층하느냐가 중요해지면서 후공정 보완만으로도 큰 폭의 반도체 성능 개선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패키징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시장 매출 규모는 1011억8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19%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때문에 각국 반도체 선두 기업들도 패키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2018년 포베로스라는 3D 패키징 브랜드를 선보인 데 이어 2020년엔 이 기술을 반영한 레이크필드 칩을 개발해 삼성전자 노트북에 탑재했습니다. TSMC도 최근 미국 AMD 신제품을 3D 패키징 기술로 생산하기로 하고, 일본에 3D 패키징 연구센터를 만들어 지난달 24일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패키징 산업에 있어서 후발 주자입니다. SK가 미국을 패키징 전진기지로 선택한 이유는 관련 산업 생태계가 이미 잘 조성돼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패키징 분야는 대만(52%), 중국(21%), 미국(15%) 등이 대부분 점유하고 있습니다. 후발 주자인 한국은 대만이나 중국과의 협력이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앞서 이미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인텔과 패키징 분야 추가 협력도 기대해 볼 수 있죠.

SK하이닉스가 양산하는 HBM3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키울 핵심 패키징 기술 중 하나는 TSV(Through Silicon Via)입니다. 일반 종이두께(100㎛) 절반 수준으로 깎은 D램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의 구멍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활용해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TSV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9년 TSV 기술을 적용한 HBM의 3세대 버전인 HBM2E를 개발했고, 10개월 만에 양산에 성공하며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선점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존 최고 사양 D램인 'HBM3'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지난달부터는 고객 인증을 모두 마치고 HBM3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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