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00만원인 나..소득세 얼마나 줄어드나 보니 [뉴스 쉽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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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개편은 대다수 국민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만한 정책이에요. 이번 개편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사람의 경우 내년부터 1년에 80만원 정도 소득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해요. 세금을 부과할 때 기준으로 삼는 소득 구간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거든요.
정부는 소득세 과세표준(과표) 하위 2개 구간을 조금씩 높여서 조정할 계획이에요. 과세표준이란 세금을 매길 때 기준이 되는 금액을 말해요. 근로소득에 세금을 매긴다면 기준은 소득이 되겠죠. 그런데 소득세를 모든 소득에 부과하지는 않아요. 연봉이 4000만원이라고 해서 4000만원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일단 1년 동안 벌어들인 소득 4000만원에서 법적으로 빼주는 금액(공제액)을 제외한 다음에 세금을 매겨요. 소득 수준에 따라 기본으로 빼주는 금액도 있고, 추가적인 공제 항목도 있어요. 연금보험료, 부양 부모나 자녀 수에 따른 공제액, 신용·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 사용액, 의료비나 기부금, 자녀 교육비 등 다양한 항목이 있죠. 직장에서 '연말정산'을 해보셨다면 아마 익숙하실 수도 있겠어요.
어쨌든 이렇게 정부가 인정하는 일부 금액을 전체 연봉에서 제외한 다음에 남은 금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해요. 이걸 다 했더니 남은 액수가 2000만원이었다면 이 금액이 바로 과세표준이 돼요.
이번에 정부가 과세표준을 바꾸겠다고 한 건 소득 하위 2개 구간이에요. 원래 가장 낮은 구간이 1200만원 이하(세율 6%), 그다음 구간이 1200만~4600만원(세율 15%)이었는데, 이 구간을 조금씩 올렸어요. 각각 1400만원 이하와 1400만~5000만원으로 조정했죠.
이러한 과표 구간 상향 조정은 대체로 근로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준다는 걸 뜻해요. 물론 자영업으로 소득을 올리는 사람도 이 구간에 해당한다면 혜택을 보지만, 이 과표에 해당하는 직장인이 워낙 많기 때문이죠. 개인별로 차이가 있긴 해도 보통 연봉이 5000만원인 사람은 과세표준이 2650만원 내외, 연봉 7800만원 근로자는 5000만원 정도 된다고 해요.
과표 구간이 바뀌면 1년에 7800만원 이하로 버는 사람들은 '50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24% 세율을 조금 피할 수 있게 돼요. 원래 과세 표준이 5000만원인 사람은 현행 기준이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세율 24%)'여서 4600만원을 넘기는 400만원에 대해선 세율 24%를 적용받아요. 그런데 개편된 후엔 이 400만원도 한 단계 낮은 15%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죠.
그래서 하위 과세표준 구간을 조금씩 올리면 세금을 덜 내게 되는 '감세 효과'가 나타나는 거예요. 소득이 있는 많은 사람이 조금씩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게 되니까요.
이렇게 소득세 하위 과표 구간을 한꺼번에 손보는 건 2008년 이후 15년 만이에요. 15년 동안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사람들 월급도 그만큼 자연스럽게 올랐는데, 과세표준은 그대로여서 실질적인 세금이 늘어났다는 점 때문에 개편하게 됐다고 해요.
시간이 흐르면 물가도 상승하고 사람들 소득도 자연스럽게 늘어나잖아요. 물가 상승 때문에 실제로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고, 상대적인 생활 수준이 비슷한데도 10년 넘는 세월이 흘러서 소득 금액 자체는 늘어나죠. 하지만 과표가 그대로이면 결과적으로 세금을 점점 더 내게 돼요. 이런 점을 고려했다는 거예요.
이 밖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식사비용(식대) 한도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어요. 우리나라는 월급에서 10만원까지는 꼭 필요한 식대로 인정해 세금을 매기지 않거든요. 이 한도가 10만원 늘어나면 1년에 총 240만원의 소득에 대해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 실질적인 월급이 조금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요.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을 모두 반영해보면 과세표준이 4600만∼8800만원 구간인 사람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구조라고 해요. 정부가 국민 소득 자료를 토대로 평균치를 활용해 계산해봤더니 실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사람은 연 소득 7800만원(과세표준 5000만원)인 사람이었대요. 과표 구간 조정에 따라 소득세 부담액이 530만원에서 476만원으로 54만원 줄어들고, 식대 비과세 한도 확대로 29만원을 아껴서 총 83만원(소득세 과표 조정 54만원+식대 비과세 조정 29만원) 정도 혜택을 보게 된다고 하네요.
연 소득 5000만원(과세표준 2650만원)인 사람은 평균적인 소득세 부담액이 18만원(170만원→152만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평균적인 수치를 활용해 계산한 결과인 만큼 실제 감세 효과는 개인별로 차이가 날 수 있어요.
이렇게 큰 틀의 개편 외에도 소득세에 영향을 줄 만한 작은 변화들이 이번 정부 발표에 포함됐어요. 앞서 총소득 금액에서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조금 빼주는 금액인 '공제액'을 언급했는데요, 이런 공제 항목이 조금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에요.
또 대학 입학 원서를 쓸 때 지불하는 대입 전형료나 수능 응시료만큼 소득세를 깎아주기로 했고, 월세 주택에 사는 분들이 월세의 일부를 세금에서 감면받을 수 있는 금액이 조금 늘어났죠.
이번 소득세 개편은 함께 개편안을 발표한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에 비해선 비판이 적은 편이에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존재해요.
일단 취약계층보다 중산층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점이 언급되고 있어요.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10명 중 약 4명(37.2%)은 세금을 감면받아서 소득세를 내지 않았는데요. 소득이 적은 사람이나 중소기업 취업자 일부 등을 지원하기 위한 감면 제도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점 때문에 이번 세제 개편으로 취약계층은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어요.
세금을 내지 않거나 아주 적게 내는 사람은 혜택을 거의 받을 수 없는 방식이니까요.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사람이 연봉 7800만원 수준인 사람이라고 하니, 중산층에만 큰 혜택을 주게 된다는 비판이 나온 거죠.
소득세 하위 2개 구간만 살짝 조정하는 데 그쳐서 '자동 증세'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어요. 앞서 언급했듯 물가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득이 증가해 '자동으로 세금이 늘어나는' 현상을 극복하기엔 제도를 너무 조금만 손봤다는 거예요.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득세 개편은 이번 세제 개편안에 포함된 주요 내용 중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지는 않아요.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두고 벌어진 찬반 논쟁이 워낙 뜨겁기 때문이에요. 소득세의 경우 '부자들만 깎아줬다'는 비판은 적었는데, 법인세와 종부세를 두고는 '부자 감세'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예요.
<뉴미디어팀 디그(dig)>
[임형준·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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