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문자 파동'에 절레절레..버티던 60대마저 돌아섰다 [신현보의 딥데이터]
경찰국·문자파동에 긍정 최저·부정 최고
생활수준 상/중상, 청년·고령층 등 이탈
與, 성·지역·직업·생활수준·이념성향별
거의 모든 항목 지지 빠지고 野가 흡수
"경찰국 신설은 휘발성 강한 이슈지만
당내 갈등은 봉합해야 추가 하락 방지"
정부·여당의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그간 버텨오던 지지층 이탈까지 더 확대되는 분위기다. 성·지역·직업·생활수준·이념성향별 지지율 세부 지표에서 국민의힘은 대부분 전주 대비 하락하고, 민주당은 모든 세부 지표가 오르며 국민의힘 지지율을 흡수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과 호남 지역에서는 빠진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민주당 지지율 증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지켜보던 무당층 등도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문제가 됐던 경찰국 신설 논란은 당정 지지율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게 보는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통계적으로 보수적인 한국갤럽까지 20%대로 추락
7월 4주차에 발표된 주간 단위 주요 4개 여론조사(리얼미터·알앤써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한국갤럽) 중 알앤써치 3곳(리얼미터·KSOI·한국갤럽)은 부정평가는 더 악화되고 알앤써치만 부정평가가 소폭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평가는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서 각각 4%포인트와 0.1%포인트 하락했고, 알앤써치와 KSOI는 각각 1.2%포인트와 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부정평가는 한국갤럽까지 60%대를 기록하면서 모든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60%에 달했다. 지지율은 대체로 30%대에서 머물고 있는 가운데, 한국갤럽에서 긍정 평가는 20%대로 떨어져 취임 후 최저를 기록했다.
조사기간 상 한국갤럽을 제외한 나머지 여론조사는 25일까지 이뤄져, 경찰국 신설과 이른바 '문자 파동'을 둘러싼 여론이 반영된 것은 한국갤럽뿐이다. 통계적으로 비교적 매우 보수적인 결과가 나오는 한국갤럽에서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고 부정률이 60%까지 치솟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그만큼 이번 주에 발생한 두 사건이 여론에 미친 악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찰국 신설, 권 대행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노출로 증폭된 여당 내 갈등이 새로 포함됐다"면서 "여당 지도부 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 주까지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바 없었고 직무 평가 이유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주 부정 평가 요인으로 1위 인사가 21%로 가장 높은 가운데, '경찰국 신설'과 '여당 내부 갈등/권성동 문자 노출'이 각각 4%와 3%로 나타나며 처음 부정 평가 이유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국 신설·문자 파동에 "버티다 이탈"
생활수준 '상/중상', 청년·노년층도 이탈
이주에 이탈한 계층은 버티다 이탈한 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주 대비 생활수준별로는 '상/중상'이 긍정 평가는 13%포인트 빠지고 부정 평가는 12%포인트 올라 지지율 낙폭이 제일 컸다. 상/중상의 지지율은 6월까지만 해도 가장 높은 편이었으나 7월 경제 불안이 확대되면서 7월 들어 내내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
연령대별로 60대와 18~29세의 지지율 낙폭도 두드러졌다. 20대도 '데드크로스' 현상은 7월부터 시작됐으나 이달 초까지만 해도 긍·부정 격차가 10%포인트를 넘기지 않았다. 30대, 40대, 50대와 비교하면 이주 전까지만 해도 그 격차가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61% 대 20%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40%포인트 웃돌고 있다. 7월 2주차 처음 데드크로스를 보인 60대는 3주차에 긍정이 소폭 부정 평가를 웃돌다 부정 평가 재역전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윤 대통령을 향해 60대의 긍정 평가는 9%포인트 빠지고 부정 평가는 6%포인트 오르고, 18~29세 긍정 평가는 9%포인트 빠지면서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올라 연령대 중 지지율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70대 이상만 아직 데드크로스 현상이 없다.
직업별로는 20대와 60대 이상이 많이 포진되어있을 학생과 무직/은퇴/기타 긍정 평가가 8%포인트 빠져 가장 많이 내렸다. 무직/은퇴/기타의 부정 평가는 9%포인트 올라 가장 많이 올랐다. 자영업과 전업주부의 긍정 평가는 각각 6%포인트 내려 무직/은퇴/기타와 학생에 이어 가장 많이 내렸다. 부정 평가는 자영업이 6%포인트, 전업주부는 학생과 마찬가지로 3%포인트 각각 올랐다.
지역별로는 충청권에서 긍정 평가는 9%포인트 내려 2번째로 많이 내렸고, 부정 평가는 12%포인트 올라 가장 많이 올라 여론이 가장 악화됐다. 긍정 평가가 가장 많이 빠진 광주/전라는 10%포인트 빠졌으나 부정평가는 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서울을 비롯해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도 긍정 평가는 내리고 부정 평가는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野, 성·지역·직업·생활수준·이념성향별 전항목 모두 상승
청년·호남, 與 감소율보다 野 증가율 높아
지켜보던 무당층 등이 野 지지 시작
정당 지지도를 보면 여권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주 KSOI와 알앤써치 여론조사 모두 취임 후 처음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역전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갤럽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각각 36%로 같았다. 3월 대통령 선거 직전부터 윤 대통령 취임 전인 5월 첫째 주까지 비등했던 양당 지지율이 윤 대통령 취임 후 벌어지다 최근 다시 비슷해지거나 역전된 상황이다.
이주 악재가 다 반영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경우, 7월 3주차 대비 7월 4주차 정당 지지도에서 성별, 연령별, 지역별, 직업별, 생활수준별, 이념성향별의 거의 대부분 항목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 빠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반사이익으로 모든 지표가 전주 대비 다 상승했다.
특히 만 18~29세와 광주/전라 지역 등 일부 항목에서는 빠진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더 많이 올랐다. 무당층이나 그간 정당 지지를 보류하며 지켜보던 이들이 최근 민주당쪽으로 표를 주고 있는 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찰국 설치와 관련된 논란은 단발성 이슈기 때문에 곧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당내 갈등은 장기화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분위기가 갑자기 좋게 바뀌긴 어렵다"며 "최대한 소음을 줄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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