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권성동..안철수 김기현 목소리 커지나
잦은 실수와 사과로 권 대행 '원톱체제'에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김기현 의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당 지도부를 직격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당 내홍을 종식하기 위해 나선 권 대행이 반복된 실수로 시련을 겪고 있다.
권 대행의 리더십 리스크가 처음 불거진 것은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을 해명한 데 대해 쏟아진 비판에서부터다. 당시 권 대행은 윤 대통령의 지인인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 우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9급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내가 추천했다. 어렸을 때부터 잘 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며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고 해명해 당 안팎에서 비판받았다. 사태가 커지자 권 대행은 지난 20일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며 한차례 고개를 숙였다.
지난 26일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해당 사진은 국회사진기자단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은 것으로 두 사람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라며 이준석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내 청년 정치인 등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권 대행은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권 대행의 잦은 실수와 반복된 사과에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김기현 의원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민·당·정 토론회'와 '혁신24' 공부모임을 중심으로 당내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 당 지도부 체제와 관련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쏟아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하며 '비대위 체제론'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부담을 줘 마음이 무겁다"며 지도부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지도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5월 출범 이후 국민께서 저희에게 많은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잘해보라는 바람을 심어주셨지만 약 80일이 넘도록 속 시원한 모습으로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 끊지 못한다면 더 큰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오늘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최고위원직을 던진 결단을 존중하며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내 비대위가 꾸려질지는 미지수다. 권 대행이 비대위 체제에 대해 "과거의 전례는 최고위원들이 총사퇴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됐다"며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일축했기 때문이다. 또 최고위원 7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해야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다고 판단돼 비대위가 출범할 여건이 조성되는데, 현재 배 최고위원 한 명만 사퇴했기 때문에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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