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학력·저소득층 국힘 지지자 많아".. 안팎서 뭇매

김주영 2022. 7. 30. 08: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서 "언론 때문.. 기득권자들 나 미워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이 29일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발언으로 안팎의 맹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내 당권 경쟁자들과 국민의힘은 이 의원을 겨냥해 “국민 갈라치기”, “위험한 발상”, “이분법의 정치”라는 등의 질타를 쏟아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강원 춘천시로 향하는 차 안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 같이 말하며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는 “고학력·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 중에는 우리(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은 것으로 안다”고도 덧붙였다. 이 의원은 “사회구조가 항아리형이 아닌 호리병형으로 바뀌면서 부자는 많고, 중간은 없고, 서민만 있다”며 “민주당을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웨딩에서 열린 강원억강부약포럼 초청 간담회에서 정견을 발표하던 중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춘천=뉴시스
지난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회에 초선으로 입성한 이 의원은 “변방에 있다가 여의도라는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왔는데, 여전히 경계 지점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며 “곧 적응되겠지만 너무 많이 적응되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당대표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시는 지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서,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총력을 다하자고 해서 일종의 결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난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석패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느낀 점에 대해선 “(정치 문화가) 너무 배제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며 “자신의 편이 아니면 다 제거하거나 투쟁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당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활용해야 한다”며 “보통 권력을 가지면 욕망이 생겨 100%를 다 가지려 하는데, 주도권만 놓지 않으면 된다. 저는 51%만 갖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저는 우리 사회의 모든 기득권자로부터 찍힌 사람”이라며 “언론, 권력, 정치권이 다 나를 미워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만 잡으면 그건 견디겠는데, 요즘은 제 가족도 막 인질로 삼아서 하니까 힘들긴 하다”며 “이것도 운명”이라고 했다.

이 의원과 함께 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강훈식·박용진 의원은 한목소리로 이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지난 대선과 지선 패배에 대한 처절한 반성에서 출발해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우리가 저들의 갈라치기와 혐오를 비난만 하지 말고, 우리에게서도 문득문득 등장하는 이분법의 정치를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저학력·저소득층이 언론 환경 때문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말은 너무나 노골적인 선민의식이고, 정치 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 분열의 정치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니고 우리가 지향할 길은 국민통합의 길”이라고도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정치성향에 저학력과 저소득을 굳이 끌어온다는 부분에서 상대방 지지층을 얕잡아 보는 듯한 오만함마저 느껴진다”며 “우리 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은 중산층과 서민”이라고 반박했다.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강훈식(왼쪽부터)·박용진·이재명 의원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의원은 국민을 폄훼하고 언론을 모욕했다”며 “국민 앞에 백배사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저학력·저소득층으로 몰아가는 것도 매우 저급한 발상이지만, 국민을 학력과 소득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은 대선 후보는커녕 어떤 선출직 공직자의 자격도 없는 몰지각하고 위험한 시도”라며 “더욱이 그 원인을 애먼 언론환경 탓으로 규정하며 언론이 민주당에 의도적으로 불리한 보도를 일삼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 특정 계층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원인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건 언론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