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소득층, 與 지지자 많아"..박민영 "부자가 지지하는 민주당이 우월?"

권준영 2022. 7. 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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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고학력·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 중에는 우리 지지자가 더 많아" 발언 논란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모든 인식이 이분법이고 일상이 갈라치기"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언론 탓까지 빼놓지 않는 게 거를 타선 없어"
"'가난한 소년공' 출신 자처하는 李..서민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신지 국민들께서 제대로 이해하셨을 듯"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분명한 해명이 있길 바란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박민영 SNS, 연합뉴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박민영 대변인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가 알기로는 고학력·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 중에는 우리(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다"면서 "반면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의원은 전날 오후 박찬대 민주당 의원과 함께한 유튜브 '이재명' 라이브 방송에서 "언론 환경 때문에 (빚어진)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 얘기했지 않나"라며 "사실 '나 서민 아닌데', '내가 중산층인가?' 이런 분들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사회구조가 항아리형이 아닌 호리병형으로 바뀌면서 부자는 많고, 중간은 없고, 서민만 있는 사회구조가 되니까 민주당이 이제는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정부와 의견 차를 보였던 과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당시) '전원 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 부자가 더 세금 많이 내지 않느냐'(라고 주장해) 그때 (정부와) 세게 부딪혔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소비를 진작하려고 주는 재난지원금인데, 이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경제정책이다. 경제정책의 혜택을 왜 부자는 배제해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부자를 배제할 필요가 없다. 요새 민주주의를 넘어 공화주의로 (가야 한다) 등의 얘기도 많다"며 "함께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을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또 이 의원은 "학자들이 '진보적이되 대중적인 정당,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하는 부분을 생각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부자를 배제하는 느낌이 안 드는 뭔가를 찾아야 할 것 같긴 하다"고 했다.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선 "정치는 우리 세력을 넓히고 지지를 획득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이것이 원팀을 만든 이유, 통합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은 마구잡이가 아니라 합리적 기준에 의해서, 당원의 판단에 따라서 능력있고 경쟁력 있는 분들이 기회를 갖게 해야 한다"면서도 "이게 제일 어렵다.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발언을 두고,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모든 인식이 이분법이고 일상이 갈라치기"라며 "대선 당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젊은 남성을 '2번남'으로, 주요 지지층을 '주학무(주부·학생·무직)'로 지칭해 비하하던 야권의 인식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고 비판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같은 지지율도 부자가 지지하는 민주당이 더 질적으로 우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로 들리는 데, 제 착각인가"라며 "언론 탓까지 빼놓지 않는 게 거를 타선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소년공' 출신을 자처하는 이재명 의원이 서민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신지 국민들께서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을 듯하다"며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분명한 해명이 있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 앞에 백배사죄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저학력, 저소득층으로 몰아가는 것도 매우 저급한 발상이지만, 국민을 학력과 소득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은 대선후보는커녕 어떤 선출직 공직자의 자격도 없는 몰지각하고 위험한 시도"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 앞에 백배사죄해야 한다"며 "더욱이 그 원인을 언론 환경 탓으로 규정하며 언론이 민주당에 의도적으로 불리한 보도를 일삼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계층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원인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언론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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