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관록>부동산 정책실패 책임은누가지나

박정민 기자 2022. 7. 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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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을 담당한 고위공무원들을 그대로 유임시킬 것으로 알려지며, '부동산 정책 책임론'이 재차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정책은 잘될 수도, 잘못될 수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의 정도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기에 공무원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중앙 부처 공무원들의 소명의식을 갖고 잘못된 정치인들의 정책을 비판하고 맞서야 지난 정부 부동산 분야와 같은 정책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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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무급 인사들, 새 정부에서도 중용

엄청난 정책 실패에도 공무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 없어 논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을 담당한 고위공무원들을 그대로 유임시킬 것으로 알려지며, ‘부동산 정책 책임론’이 재차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29일 정부 관계자 얘기를 종합하면 원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토지실장을 역임한 1급 인사 2명을 다른 보직으로 전환 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1급에 해당하는 A 실장은 국장급일 때도 주택정책관을 맡아 김현미 전 장관 시절 부동산 규제 정책을 입안하는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다. A 실장 후임으로 온 B 실장은 문재인 정부 후반부 부동산 정책 실무를 책임진 인사다. 변창흠 전 장관, 노형욱 전 장관 시절을 거쳐 현재도 주택토지실장의 임무를 맡고 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 ‘실정(失政)’으로 꼽히며 정권 교체의 동력이 된 부동산 정책의 실무자들이 새 정부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게 과연 적절한지 여부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국토부 내부에선 ‘시키는 대로 한’ 두 실장이 무슨 잘못인가라는 동정론도 만만찮다. 공무원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정권’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행동을 했을 뿐이라는 점에서다. 공무원이 상황 논리에 맞춰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두고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해석이기도 하다. 세제·금융 규제로 인한 실패인데 이 같은 제도에 대한 권한이 없는 국토부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오히려 이들 1급 고위직보다 마치 더불어민주당 출신처럼 부동산 규제 정책을 옹호하며 지지한 과장급 인사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들도 존재한다. 김현미 전 장관 시절 규제 정책 실무를 맡았던 주택정책과장이나 갖가지 오류로 논란이 무성했던 공시가격을 책임진 부동산평가과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언론의 지적마저 무조건 ‘틀렸다’로 규정하고 정책 방어를 위해 몸을 던지기도 해 적잖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배경이 있음에도 원 장관은 이들을 계속 중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도 내정자 시절 ‘부동산 책임론’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업무에 익숙한 우수한 엘리트 공무원들을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계속 활용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과거 실패의 정도가 너무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부동산 실정은 경제적으론 평가도 불가능하다. 더욱 큰 문제는 20·30대 젊은 층의 내집 마련, 혹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꿈을 짓밟아버린 점이다. 이는 재론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민주당마저 자체 토론회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부동산은 최대의 민생문제다. 민주당은 10년 사이 부동산 정책 실패로 두 번이나 정권을 내준 무능한 정당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은 대실패했고 내로남불과 일방독주로 욕을 먹었다”고 자평할 정도다.

정치인들은 실패에 대해 정권을 내주는 대가를 치른다. 하지만 공무원은 ‘정책 실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식으로 항상 부역의 책임을 회피한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대해 직업 공무원들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셈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공무원의 신분을 법으로 보장해주기에 정권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한 관계자는 “정책은 잘될 수도, 잘못될 수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의 정도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기에 공무원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중앙 부처 공무원들의 소명의식을 갖고 잘못된 정치인들의 정책을 비판하고 맞서야 지난 정부 부동산 분야와 같은 정책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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