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맞설 박용진-강훈식, 벌써 불붙은 '단일화 기싸움' [정치쫌!]
"내 손 들어달라" 통큰 양보 주장한 강훈식
단일화 시기도 박 "당장" vs 강 "지금 아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당심과 민심을 담는 그 어떤 단일화 방식도 다 수용하겠습니다. 빠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금은 제 비전을 이야기 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당 혁신의 모습이 아닙니다."(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 예비경선(컷오프) 이튿날인 29일, 박용진·강훈식(기호 순) 두 후보는 곧바로 '단일화 기선제압'에 돌입했다. 이들이 구사하는 언어에서 단일화 '동상이몽'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1강' 이재명 의원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비경선부터 단일화 이슈가 떠올랐고, 시기와 방식에 대한 물음들이 이어졌지만 이에 대한 두 후보의 답변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서다. 요약하자면 박 후보는 "가능한 빨리, 여론조사로", 강 후보는 "천천히, 나에게 양보하라"는 입장이다.
박 후보는 전날 저녁 컷오프 통과 결과를 받아든 직후 "오늘 밤 넘어가기 전에 강 후보와 긴밀한 통화를 해 보겠다. 강 후보와 커다란 스크럼을 짜서 대 이변의 장을 만들겠다"고 단일화 논의를 치고나갔다. 이날도 박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97(90년대 학번·70년대생)세대 두 명을 본선에 올려주신 당원과 국민 뜻 받들어 미래 연대를 할 것이다. 빠를수록 좋다"며 강 후보에 단일화 논의를 재촉했다.
박 후보가 염두에 둔 시한은 내달 3일, 강원과 대구경북 지역에서 첫 당원투표가 시작되는 이날 전 결론이 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도 박 후보의 주장은 확고하다. "당심과 민심을 담는 어떤 방식도 다 수용하겠다" "당원과 국민 마음을 잘 담아내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다" "당원과 국민 판단은 단일화 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본격 주장하고 나섰다.
일반적으로 박 후보는 당 안팎을 향한 '소신 발언'으로 내부 지지 기반과 조직은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높은 인지도 및 지지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박 후보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강훈식 후보는 '담판' 형식의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강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박 후보가 제 손을 들어주면서 새로운 민주당, 미래의 민주당으로 가자고 해야 가슴 뛰게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가장 파괴력 있는 단일화"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의 통 큰 양보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셈이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박용진 후보는 "자포자기는 단일화가 아니다. 저의 일방적인 포기를 단일화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아닌 것 같고, 이기는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맞받아쳤다.
강 후보는 또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단일화 논의 속도 조절론을 설파했다. 그는 "본선에서 (단일화 여부를) 열어놓고 있다는 원칙은 같다. 그러나 지금은 비전을 이야기할 때다. '반명(반 이재명)' 단일화로는 민주당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이재명 후보)가 7할인데, (박용진과 강훈식) 1더하기 2를 해서 3이나 4가 되는 식으로는 국민 감동을 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하는 박 후보 의견에 대해 묻자 "모두 열어놓고 고민해봐야겠지만, (이재명·박용진이) 모두 대선 경선 후보였던 만큼 저에게 여론조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어제 컷오프를 통과했는데 국민들께 제 이야기를 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경선 레이스 첫날부터 불붙은 단일화 기싸움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달 3일을 시작으로 28일 전국 대의원대회까지 한달여간 전국 순회경선에 돌입한 가운데 막판까지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흐를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비경선부터 단일화에 대한 의견이 갈렸던 두 97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하며 새로운 다이내믹스(역학관계)가 생겨나고 있다"며 "각 단일화 방식에서 두 후보의 비교우위가 명확해 양보나 타협을 이끌어내기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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