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단일화 요구에..강훈식, 난색 "내 비전 말할 때"

김경호 2022. 7.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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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3일 前 단일화 요구에 '난색'
"박용진, 반명구도에 많이 고착 돼"
"'반명(反이재명) 단일화'만으로 민주당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여론조사로 단일화는 파격 아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9일 박용진 후보의 내달 3일 전 단일화 요구에 대해 “내게는 더 내 비전을 말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난색을 표했다.

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주최 전당대회 후보 초청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에 대해선 더 논의해 봐야 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역 순회경선이 시작되는 8월 3일 전 단일화를 할 것을 타진한 바 있으나, 강 후보는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셈이다.

강 후보는 “지금 민주당 전당대회에 필요한 것은 각자 비전과 반성을 내는 것이다. 난 지금도 내 비전과 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그 비전과 비전이 만날 때 단일화 시너지가 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소위 ‘반명(反이재명) 단일화’만으로 민주당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비전을 얘기해야 할 시간이다. 단일화를 애기할 시간보다. (단일화) 그건 열어놓고 얘기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려면 조기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방식 문제도 다 열어놓고 고민할 문제”라며 “(이재명-박용진) 두분 다 대통령 후보였는데 내게 여론조사를 얘기하는 건 어제 (컷오프서) 당선돼 아직 국민에게 내 비전과 내용을 설명하지도 못했는데 좀 가혹한 거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에 기자들이 ‘8월 3일 (시한은)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기에 촉박하다고 봐도 되나’라고 묻자, 그는 “네,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단일화를 위한 ‘맞짱토론’을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며 “국민이 볼 것이다. ‘이쪽이 더 비전이 있구나, 파괴력이 있구나’ 이런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거 없이 그냥 얘기하는 건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경찰 수사결과가 전당대회 직전 발표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매우 안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선거결과가 어떻게 될지 추후 봐야겠지만 오히려 이 후보에게 표가 더 몰릴 수도 있겠다”며 “민주당 전대 전에 그런 걸 발표하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해선 (난)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이변의 선거가 되지 않으면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없다. 연속된 이변이 나타나야 한다”며 “이런 말은 하기 싫지만 그게 나다. 사실 컷오프 때도 다 이변이라 생각했지 않느냐”면서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했다.

강 후보는 앞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재명 반대, 또 이재명 리스크만 이야기해서는 못 이긴다”며 “오히려 ‘그럼 대안이 뭐냐’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은 그걸 묻고 있고, ‘그 답이 저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박용진 후보가 쓴소리를 하면서 당의 중심을 잡으려고 많이 노력하신 것은 존중해 오고 감사드리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그런데 아쉽게도 반(反)이재명, 이재명 비판 구도 그게 많이 고착돼 있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나아가 “다른 대표 경선 뛰셨던 분들한테도 부탁 말씀을 좀 드리면 당의 미래를 위해서 또 새로운 파격, 이변의 선거를 위해서 저와 함께 해 주시고 저로 단일화 요청을 모아주시면 어떠냐. 나름 예비 경선에서 뛰셨던 분들한테도 그런 제안을 드리고 싶다”면서 컷오프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진행자가 ‘단일화는 하기는 하되 강훈식으로 모아 달라는 것이냐’고 묻자, 강 후보는 “그게 가장 파괴력 있는 단일화가 될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에 대해선 “그런 방식 자체가 오히려 젊은 세대, 새로운 세대가 나와서 결국 여론조사하고 어떤 룰에 맞춰서 하자는 것 자체가 제가 볼 때는 파격이 아니다, 이변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강 후보는 “박 후보는 누가 봐도 국민들, 저보다는 지난 대통령 선거를 나왔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며 “그런 식의 단일화는 아무 감동과 감흥이 없고 그냥 큰 사람이 작은 사람 삼켰다는 표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단일화 시기와 관련해선 “그런 시기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조기 단일화를 요구하는 박 후보 주장과 달리 협상 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전날 열린 민주당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이재명 후보와 97세대 강훈식, 박용진 후보 등 3명이 본경선에 진출한 바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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