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추락에도 여권은 권력다툼..민생이 안보인다

이영실 기자 2022. 7. 3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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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윤 대통령 긍정평가 28%"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은 사퇴
권성동 체제 대신 비대위 전환 촉구

여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낮은 평가와 함께 권력갈등이라는 초대형 악재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를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봇물처럼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 20%대로 추락한 국정수행 평가
한국갤럽은 지난 29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지난 26∼28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으로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질문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28%였다. ‘잘못하고 있다’ 62%에 달했다.

갤럽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가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진 시기는 취임 후 2년이 지난 2015년 1월 넷째주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긍정평가가 30%를 밑돈 시기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4월 다섯째주였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평가 응답자는 인사(21%)와 ▷경험·자질 부족·무능함(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6%)을 주로 꼽았다. 경찰국 신설(4%)과 여당 내부 갈등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문자메시지 노출(3%)도 꼽았다.

지역별 긍정평가는 광주·전라 9%(10%p↓) 대전·세종·충청 19%(9%p↓) 부산·울산·경남 32%(6%p↓) 대구·경북 40%(5%p↓) 서울 28%(5%p↓)에서 모두 내렸다.

세대별 긍정평가는 18∼29세에서 9%포인트가 하락한 20%를 기록했다. 60대에서도 9%포인트 내린 40%의 지지율을 보였다. 또 30대 17%(3%p↓)와 50대 27%(2%p↓) 40대 17%(1%p↓) 역시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배현진 최고위원 사태로 내분 격화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해야 할 집권여당도 혼돈 속에 빠졌다. 29일에는 친윤석계인 배현진 최고위원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80여일이 되도록 저희가 속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기대감을 총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준석 대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와 ‘권성동 원톱 체제’ 전환으로 어수선하던 지도체제 논의가 다시 불붙은 것이다. 배 최고위원은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에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사퇴 의사 밝히는 배현진 최고위원. 연합뉴스


배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도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체제가 되려면 당연직 최고위원을 포함해 총 9명의 최고위원 중 과반이 사퇴해야 한다.

일부 국민의힘 초선의원들도 비대위 전환을 주장한다. 초선의원들은 29일 ‘초선의원 일동’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현진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이라고 주장했다. 또 “언론에는 연일 당 지도부의 실수와 내분이 보도되고 있고, 당원 게시판이 뜨겁고 지역구민들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며 “집권여당이 오히려 정부의 개혁동력을 위축시키고 있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또 “이틀 전에는 대통령과 당 대표 직무대행의 사적인 SNS 메시지까지 공개되는 등 사태로 원내대표가 잇달아 3번이나 사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비대위로 전환해 당을 정상화하고 윤석열 정부의 개혁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진들은 ‘권성동 체제’ 흔들기
아직 배 최고위원 외에 다른 최고위원의 사퇴는 없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배 최고위원 사퇴가) 들불이 될지 쪽불이 될지 모른다. 나는 (최고위원) 안 그만둔다.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안정화로 접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과거 전례를 보면 최고위원들이 총사퇴를 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됐다.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 대행은 윤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평가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은 뚝심 있고 인내심이 강하고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 직진스타일이다. 지금은 좀 주춤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그런 성격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쭉 밀고 나간다면 금년 말쯤부터 확연히 달라지는 지지율에 국민적 지지가 올 것이라고 보고 내년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의 ‘인구위기’ 전망과 관련해 “비상한 시기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편 글이었지만, 사실상 이는 권 대행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이란 해석이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른바 ‘문자유출 사태’ 이후 권 대행 리더십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제기된다는 지적에도 “현재 이준석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권 대행의 의원총회 재신임 절차를 상정한 질문에는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겠다. 다른 방법은 없다”라며 ‘조기 전대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새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도 당 수뇌부의 말 실수와 권력투쟁에 가려 전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 시대에 민생을 챙기라는 주문이 많은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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