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오른' 전기요금 '껑충 뛴' 생산비..농가 시름 깊어진다
[앵커]
올해 들어 전기요금이 많이 올라 시민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농사를 짓는 농가의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식탁 물가에도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우려됩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북 익산의 한 오이밭.
여름 들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오이를 따느라 부쩍 분주합니다.
수확은 사람의 몫이어도 물 공급부터 공기 순환, 햇빛 조절까지 전기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스마트 팜 시설입니다.
[장완기 / 오이 농가 : 난방을 전기로 주로 하기 때문에 (전체 생산 비용의) 30~40% 들어갑니다. 겨울에는 (전기 요금이) 월 800만 원 정도 나오고 여름에는 80~90만 원 나옵니다.]
주변 토마토 농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요새는 모종만 키우느라 한결 낫지만, 마찬가지로 가을부터는 난방 문제로 허리가 휠 처지입니다.
[김태훈 / 토마토 농가 : 여러 가지 인건비나 비룟값이나 다양하게 많이 올라 있거든요. 특히나 겨울철은 난방을 해야 하는데 전기요금이 많이 오른다고 하니 농사짓는데 많이 힘들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기 요금은 크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기본요금은 1kW당 360원으로 2013년 이후 그대로지만, 앞서 올해 4월 전력량 요금과 기후환경요금이 각각 올랐습니다.
7월부터는 연료비 조정요금이 올랐고, 오는 10월부터는 전력량요금이 또 오를 예정입니다.
지난해 말 47.23원이었던 1kWh당 농사용 전기 요금은 1년 만에 16.8원 상승해 백분율로는 35% 넘게 올랐습니다.
이처럼 농가의 생산비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시중에 나오는 농산물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성호 / 한국 농식품 법률제도연구소 이사장, 변호사 : 밥상에 올라가는 모든 식자재 원가가 올라가서 결국 국민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가중될 여지가 큽니다. 다른 것보다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사용 전기는 2020년 기준 전체 한국전력 전기 판매량의 4%에도 못 미치는 만큼 한전 적자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농사용 전기요금의 존재 자체가 전기소비자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어 최근의 요금 상승세가 멈추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가파른 고물가 상황 속에서 뾰족한 하락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농가도 소비자도 한동안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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