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가고 싶다 그 섬..몽글밭·솔밭·조약돌·은모래 해변

박주연 2022. 7. 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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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섬연구소 추천 작지만 아름다운 섬 해변 10곳

송이도 흰자갈 해변.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우리나라의 모든 유인도를 다녀왔는데, 그중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한적하고 의미 있는 휴가를 보낼만한 해변들을 꼽아봤다"

섬 전문 사진가이자 시인 강제윤 소장이 운영하는 '섬연구소'가 여름 휴가 가기 좋은 섬 해변 10곳을 선정, 발표했다.

강제윤 소장은 "섬 해변은 아무리 성수기 때 가도 붐비지 않고 한적하다"면서 작지만 굉장히 아름다운 섬의 해변들을 소개했다. 배편과 숙박 사전 예약은 필수다.
소안도 미라리 해변.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휴가·역사기행 동시에… 완도군 소안도 미라리해변

길이 1km의 아담한 해변이다. 모래가 아니라 몽글몽글한 몽돌 해변이라 백사장과는 또 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게다가 해변 주위로 메밀잣밤나무·구실잣밤나무·생달나무·후박나무·동백나무·해송 등 길이 450m, 폭35m의 미라리 상록수림이 있어 무더위에 해수욕과 시원한 그늘에서의 휴식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소안도는 건국훈장 수상자 20명을 포함해 독립운동가 89명을 배출한 항일의 섬이다. 김·미역·다시마·전복 양식 등이 주업인데 특히 완도군 김 생산의 60% 이상이 소안도에서 산출된다.

일제 강점기 함경도 북청, 부산 동래와 함께 국내 3대 독립운동의 성지로 꼽혔다. 항일독립운동 기념관과 기념탑이 있다. 휴가와 항일운동 역사기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귀한 섬이다.
우이도 돈목해변.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막처럼 신비로운 신안군 우이도 돈목해변

80m 높이의 거대한 모래 사막인 '산태' 아래 있는 은모래 해변이다. 우이도 돈목 마을과 성촌 마을 사이 내륙으로 쑥 들어간 해변이라 물놀이 하기에도 더없이 안전하다.

섬 속의 사막 산태에 오르면 머나 먼 이방의 사막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신비롭다. 섬 여행은 '여권 없는 해외여행'이라는 말을 실감시켜 준다.

우이도는 고운 최치원이 당나라 유학길에 머물렀던 섬이고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자산어보' 저자 손암 정약전이 유배살이 했던 섬이기도 하다. 또 조선시대 말 오끼나와, 필리핀까지 표류했다 돌아와 표류담을 남긴 홍어장수 문순득이 살던 섬이다.

섬에는 300년 된 옛 선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도 하다. 작은 섬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살아있는 곳은 희귀하다. 산태 너머의 성촌 해변이나 진리의 띠밭등 해변도 비경이다.
비진도 외항 비진해변.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출과 일몰 동시에…통영시 비진도 비진해변

비진도 외항 마을 해변. 비진 해수욕장은 비진도 안섬과 바깥섬을 연결해 주는 통로에 위치해 있는 양면 해변 중 서쪽의 은모래 해변이다. 해변 동쪽은 몽돌밭이다. 백사장과 몽돌밭,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특별한 해변이다.

백사장은 길이 550m, 면적은 7천 평, 수심이 얕아 물놀이 하기 좋고 해변 언덕에는 고목 해송 수십 그루가 서 있어 그늘도 좋다.

비진도는는 이름처럼 보배[珍]에 견줄[比]만한 섬이다. 외항마을 해변 코발트빛 바다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푸른 물이 들게 한다. 지금은 소매물도나 욕지도 등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과거에는 통영을 대표하는 섬이었다. 특히 미인도 전망대나 선유봉에서 펼쳐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풍경은 넋을 잃게 만든다.
관매도 해변솔숲.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비현실적인 3km의 백사장…진도군 관매도 관매해변

3백년 역사의 3만평 솔밭에 불러 쌓인 3km의 백사장이 비현실적으로 펼쳐져 있는 해변이다. 해변에서 물놀이는 물론 솔밭에서 산림욕과 일몰까지 볼 수 있다. 관매도는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이며 국립공원 명품섬 1호다. 봄이면 3만 평의 유채꽃밭과 가을이면 메밀밭이 섬 전체를 물들인다.
방아섬, 돌묘와 꽁돌 등의 다양한 전설이 서려 있는데 방아섬에서 하늘 다리까지 이어지는 평탄한 트레일도 더없이 걷기에 좋다, 해풍 쑥으로 만든 막걸리와 쑥전, 톳짜장 등의 특별한 먹거리도 좋다. 운이 좋으면 해풍에 직접 말린 참굴비도 맛볼 수 있다.
대이작도 큰풀안해변.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해양 생태계의 보고 '대이작도 큰풀안해변'

대이작도 장골마을과 풀등 사이에 위치한 두 개의 해변 중 큰 모래 해변이다. 풀등 안쪽의 해변이라 큰풀안 해변이라 한다. 바로 옆에는 작은 풀안 해변이 있다.

25억년 된 대한민국 최고령 암석과 바다의 사막 풀등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빼어난 풍광의 해변이다. 특히 밀물 때는 바닷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면 바다 한가운데 드러나는 모래 섬인 풀등은 해양생태계의 보고다.

대이작도 풀등의 크기는 동서로 약 3.6㎞, 남북으로 약 1.2㎞에 이르며 면적은 약 47만평 정도다. 물때와 바다의 물결과 바람에 따라 날마다 다른 모양과 넓이를 드러낸다. 이작도 사람들은 '풀치'라고도 부른다. '풀등(하벌천퇴)'은 강하구에 위치해 있으면서 오랫동안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소중한 모래 섬이다.

서해 일출보러갈까…영광군 송이도 흰 조약돌 해변

1km에 이르는 해변 전체가 흰 조약돌에 덮여 있는 아주 특별한 해변이다. 해변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 서해 일몰이란 편견을 깨뜨려주는 반전의 일출이다. 송이도에는 들물 때면 숨어 있다 썰물 때면 드러나는 수십만 평의 모래 평원인 풀등도 있다. 풀등에서는 백합과 바지락과 맛조개를 직접 캐는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과거 조기 어장의 대명사였던 칠산어장의 중심인 칠산도는 송이도의 새끼 섬이다. 칠산어장에 조기 군단이 회유하던 시절 송이도 앞바다도 해마다 봄이면 수천 척의 배들이 찾아왔다. 송이도 사람들은 일찍부터 어로 활동을 했다. 그래서 섬에는 부자들이 많았다.

송이도에서도 굴비를 만들었다. 간통에 간질을 한 송이도 굴비는 덕장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송이도 해수욕장 흰 조약돌밭에서 말렸다. 칠산어장에서 조기떼는 사라졌지만 흰 조약돌 해변에는 서해 바다 황금시대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장보고 명장섬 해변 일몰.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해안 최고의 해넘이, 보령 장고도 명장 섬 해변

서해안 최고의 해넘이를 볼 수 있는 해변이다. 양식장이 아닌 곳에서는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섬을 일주하는 트레킹 코스도 잘 닦여 있다.

지금은 사라진 풍습이지만 근래까지도 섬에서는 소를 잡아 바칠 정도로 당제를 성대히 치렀다. 마을 전속 무당이나 점쟁이도 있었다. 무당은 신당에 황해도 임경업장군을 모셨다. 무당들과는 달리 마을의 당에서는 뱀 서낭을 섬겼다.

옛날 장고도 어부가 조업을 나갔다가 한밤중에 바다에서 길을 잃었다. 막막한 암흑의 바다. 그런데 어디서 갑자기 섬광이 번뜩였다. 뱀 두 마리가 바다에서 교미를 하는데 그 몸에서 신령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에 의지해 어부는 섬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이후 섬에서는 뱀 서낭을 모셨다. 매년 음력 정월 초 당산에서 뱀 서낭을 모시는 제례를 올렸다. 이를 진대제라 했다. 그 후 섬 주민들은 뱀을 죽이거나 쫓지 않으며 경외했다. 섬에서는 뱀과 상극인 돼지를 기르지 않았다고 전한다.
강화 주문도 대빈창 해변.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풍요로운 갯벌과 100년 한옥교회…강화 주문도 대빈창해변

북방한계선(NLL)이 지척인 강화군 끝단 주문도에 위치한 2km길이의 백사장 해변이다.

해변 주위에 소나무 숲이 있어 물놀이 하다가 그늘에서 쉴 수도 있다. 대빈창은 옛날 중국과 교역의 중간 기항지로서의 역할을 하던 장소라 전한다. 중국 사신 등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간조시에는 갯벌 체험도 가능하다.

주문도 등 NLL 인근의 섬들은 난개발의 바람에서 비켜나 있었기에 풍요로운 갯벌이 살아 있다. 갯벌에는 백합 조개와 농게와 고둥과 낙지 같은 생물들이 살아간다. 주문도에는 100년이 된 한옥교회도 남아있다. 1923년 전통한옥에 서양식 건축이 접목되어 지어진 교회 건물이 더없이 멋스럽다.
신안군 비금도 명사십리 해변.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트해변'보러갈까…신안군 비금도 명사십리해변

고운 모래밭이 10리(4km)나 되는 천혜의 해변이다. 한여름 피서철에도 한적한 해변이다. 해변을 따라 이어진 풍력 발전기들은 이국의 정취를 더 한다.

비금도는 44.13㎢ 면적에 4000명 거주하는데 알파고와 대결로 유명한 바둑천재 이세돌의 고향이다. 이세돌 바둑 기념관도 있다.

겨울 시금치의 대명사인 섬초의 고장이기도 하다. 전남 지방 최초의 천일염전인 시조 염전이 있다. 하트 모양으로 생긴 하트 해변, 내촌마을 돌담길, 내월리 우실 등 다양한 문화 유산들이 남아 있다.
자은도 분계해변 여인송. (사진=섬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여인송의 전설 담은 자은도 분계해변

200년 이상 된 방풍림 소나무 숲으로 둘러쌓인 고즈넉한 백사장 해변이다. 해변에서는 철새서식지로 유명한 칠발도가 건너다 보인다. 소나무 숲의 전설을 품은 여인송은 그대로 전설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 정도로 여인의 자태와 흡사하다.

옛날 분계 마을에 고기잡이로 어렵게 살아가는 어부 부부가 살고 있었다. 가난했지만 부부는 금슬이 좋았고 행복했다. 하지만 어느 날 부부 사이에 작은 말다툼이 있었고 남편은 홧김에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가버렸다. 남편은 집에 있으면 더 큰 싸움이 벌어질까 봐 화를 풀겸 해서 바다에 나간 것이었다.

여러 날이 지나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풍랑을 만나 뒤집히기라도 한 것일까. 아내는 부부싸움을 벌였던 것을 후회하며 날마다 분계해변 솔등에 올라 남편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오랜 날들이 지나도 남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친 아내는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아내가 이 솔등에 올라 물구나무를 서서 바다를 바라보자 남편의 배가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 다음 날부터 아내는 솔등의 가장 큰 소나무에 올라 거꾸로 매달려 남편의 배가 귀항하는 것을 보았다. 환영이었다. 그렇게 아내는 점차 큰 슬픔에 미쳐가고 있었다.어느 추운 겨울날, 아내는 소나무에 올라 남편의 환영을 보다 결국 떨어져 버렸고 그대로 얼어 죽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 후 그토록 기다리던 남편이 무사히 돌아왔다. 남편은 통곡을 하며 아내의 시신을 그 소나무 아래 묻어주었다. 그러자 소나무는 거꾸로 선 여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 소나무가 바로 여인송이라 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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