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가부와 달리.. 열일하는 스페인 평등부의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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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성가족부에 해당하는 스페인 평등부가 내놓은 캠페인이 여름 휴가철 논쟁 대상이 됐다.
"살이 쪘든, 흉터가 있든, 여성들은 눈치보지 말고 해변을 즐기라"는 메시지가 담겼는데, '보디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라는 해석과 함께 '불필요한 캠페인'이라는 비판도 받은 것.
그러나 "여성에 대한 미적 폭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역시 캠페인의 목적이라고 평등부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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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휴가제·비동의간음죄 입법 등
장관 "모든 부처 결정, 성평등적이어야"
한국의 여성가족부에 해당하는 스페인 평등부가 내놓은 캠페인이 여름 휴가철 논쟁 대상이 됐다. "살이 쪘든, 흉터가 있든, 여성들은 눈치보지 말고 해변을 즐기라"는 메시지가 담겼는데, '보디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라는 해석과 함께 '불필요한 캠페인'이라는 비판도 받은 것. 논쟁이 뜨거워지며 '비동의 간음죄 입법화' 등 진보 의제를 연일 선점하고 있는 평등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치솟았다.
"여성들이여, 눈치보지 말고 여름 즐겨라"
평등부와 평등부 산하 여성연구소가 제작한 포스터 속에는 해변에서 수영복을 입고 있는 여성 5명이 등장한다. 여성들의 몸엔 셀룰라이트, 뱃살, 겨드랑이 털 등이 보인다.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듯 한쪽 가슴이 없는 여성도 있다. 인종, 연령도 다양하다. 슬로건은 '여름은 우리의 것'.
평등부는 "모든 여성이 몸에 대한 수치심이나 죄책감 없이 삶을 즐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29일(현지시간) 여성연구소는 캠페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여성의 몸에 대한 부정 평가와 차별은 자존감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든 여성들이여, 공공장소를 향유할 권리를 즐기라!"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고,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미적 폭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역시 캠페인의 목적이라고 평등부는 설명한다.
비동의 간음죄 추진하고, 페미사이드 집계하는 평등부
이러한 평등부의 행보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이 "모든 새로운 법과 예산안은 페미니스트적이어야 한다. 모든 부처의 결정이 성 평등의 관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목표"(텔레그래프 인터뷰)라고 말한대로, 평등부의 정책과 아이디어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평등부가 몬테로 장관이 소속된 진보계열 포데모스 정당과 함께 ①비동의 간음죄 입법화에 발벗고 나선 게 대표적이다. 명백한 동의가 없는 성행위를 강간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Yes means yes(예스 민즈 예스)' 법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법은 조만간 입법이 마무리된다. 평등부는 "모든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위한 우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법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도 시작했다.
②'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한 살해) 집계도 하고 있다. 평등부는 올해 초부터 수집한 페미사이드를 '가족 내 살해' '성적인 살해' '사회적 살해' 등으로 분류한 결과를 9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③임신중지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해 '수술 시 부모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 완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④월경 휴가제 도입도 예고했다. 평등부는 "생리통이 심하면 휴가를 낼 수 있는 유럽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들떠 있다. 휴무에 따른 비용은 국가가 부담한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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